한미 관세 협상 기대감에 현대차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우선주에도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데다, 배당수익률이 높고 자사주 매입을 앞둔 점이 투자 매력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 HMGMA)’ 준공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제공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간(10월 20~24일) 현대차 주가는 3.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우는 5.89%, 현대차3우B는 5.2%, 현대차2우B는 6.65% 오르며 보통주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선주 ‘쇼핑’에 나서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현대차 보통주를 1475억원 규모로 순매도했지만, 우선주에서는 매수세로 전환했다. ‘현대차우’ 20억원, ‘현대차3우B’ 23억원, ‘현대차2우B’ 2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우선주가 강세인 데는 저평가 매력이 자리한다. 전 거래일 종가 기준 현대차 보통주(25만2500원)와 현대차3우B(18만8300원)의 괴리율은 약 25%로, 최근 보통주가 상승세를 보이자 상대적으로 상승 여력이 큰 우선주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보통주가 오른 뒤에도 우선주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괴리율을 메우려는 수급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 주가를 짓눌러왔던 자동차 품목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될 경우, 실적과 주가 모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관세가 15%로 최종 합의된다면, 현대차는 내년 약 2조4000억원 규모의 이익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연말 자사주 매입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027년까지 3년간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총 4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합쳐 매년 최소 35%의 총주주환원률(TSR)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증권가에선 현대차가 올해 연말부터 자사주 매입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2025년 자사주 매입이 연말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우선주에 유리한 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자사주를 매입해왔지만, 올해부터는 보통주와 우선주의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우선주 매입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과 달리 우선주가 상대적으로 더 큰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당 매력도 크다. 현대차 우선주의 배당수익률은 약 6.36% 수준으로, 현대차 본주의 배당수익률(4.75%)를 웃돈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이 이뤄질 경우 주당 배당금이 늘어 배당 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는 대신 보통주보다 배당률이 높고, 주가가 낮아 체감 배당수익률이 더 높다.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배당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 대비 배당이 5% 이상 늘어난 ‘고배당 기업’의 배당소득은 종합소득에서 분리해 과세할 수 있게 되는데, 현대차 또한 이에 포함된다.

다만 우선주는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선주는 보통주에 비해 유통 물량이 적어 주가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로 관세 협상 타결 여부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