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고 야구단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과 연동한 예금을 내놓은 BNK부산은행이 지난 8년간 성적에 따른 우대 금리를 한 번도 지급하지 않으면서 160억원가량의 이자를 아낀 것으로 27일 전해졌다. 자이언츠 예·적금 상품은 출시와 동시에 ‘완판(완전 판매)’이 되는 부산은행의 최고 인기 상품 가운데 하나다.

BNK 부산은행 제공

부산은행은 지난해까지 ‘가을야구 정기예금’이라는 이름의 예금을, 올해는 ‘롯데 자이언츠 승리기원예금’을 내놨다. 8년간 이 상품들에 가입한 금액은 약 5조5775억원에 이른다.

대부분 상품은 자이언츠가 좋은 성적을 내면 우대 금리를 얹어 주도록 설계돼 있다. 그런데 자이언츠 성적이 한 번도 우대 금리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부산은행은 8년에 걸쳐 자이언츠가 좋은 성적을 낼 경우 지급하려고 준비해 둔 160억7985만원가량의 우대 금리를 가입자에게 지급하지 못했다.

부산은행은 2018~2024년 자이언츠가 프로야구 10팀 가운데 상위 5팀이 진출하는 포스트시즌에 나가면 해당 예·적금에 0.1~0.4%포인트 금리를 얹어 준다고 약속했다. 같은 기간 약 5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이언츠 예금이 몰렸다. 하지만 자이언츠는 2017년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고 약속했던 우대 금리(평균 0.3%)에 해당하는 총 134억원어치의 이자는 그대로 남게 됐다.

올해는 우대 금리를 받아 갈 수 있는 조건을 낮췄다. 일부 팬 사이에서 “어차피 포스트시즌에 못 갈 확률이 높으니 이를 이용해 장사하는 것 아니냐” 같은 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와 무관하게 자이언츠가 정규 시즌에서 70승을 달성할 경우 0.05%포인트 금리를, 80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0.1%포인트 금리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상품 이름은 ‘가을야구’ 이름을 빼고 ‘롯데 자이언츠 승리기원예금’으로 바꿨다.

롯데 선수단이 지난 2021년(위부터)과 2023년, 2024년 시즌 마지막 홈경기가 끝난 뒤 현수막을 앞에 두고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2022년엔 이대호 은퇴식이 열려 따로 인사를 하지 않았다. /롯데 자이언츠

이처럼 조건을 완화했지만 자이언츠는 올해 66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올해 2834억원어치 예금에 가입한 자이언츠 팬들은 최대 4억2000만원에 달하는 우대 금리를 받는 데 실패했다. 부산은행 고위 관계자는 “손해를 본다 생각하고 내놓는 상품인데, 매년 수익을 올리게 돼 난감하다. 내년엔 자이언츠가 꼭 좋은 성적을 내서 팬들이 많은 이자를 받아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BNK 부산은행은 자이언츠 예금으로 거둔 수익은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부산은행의 모회사인 BNK금융지주의 지분 10.5%가량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