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해외 주식 개인 투자자)가 최근 일주일 새 2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미국 식물성 대체육 생산 기업 비욘드 미트(BYND)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대다수 투자자가 평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비욘드 미트 주가가 단기 반등하지 못할 경우 ‘밈 주식’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0월 18일~24일)간 국내 투자자는 비욘드 미트 주식 1억7869만달러어치(약 2500억원)를 순매수 결제했다. 같은 기간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 규모 가운데 9번째로 컸다.
비욘드 미트의 현재 시가총액이 8억6900만달러(약 1조2400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국내 투자자가 일주일 만에 지분율을 20%가량 늘렸다.
서학개미가 비욘드 미트를 대거 사들인 이유는 이 주식이 밈 주식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밈 주식은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 인기를 얻게 된 주식을 말한다.
비욘드 미트가 밈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에 편입됐고, 두바이에 사는 한 개인 투자자가 대규모 매수를 했다는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서학개미들도 ‘콩고기’라는 애칭을 붙여주고 매수에 나섰다.
비욘드 미트 주가는 지난 16일 0.52달러의 ‘동전주’에서 지난 21일 장중 3.86달러까지 7배 넘게 뛰었다. 투자자가 몰리면서 숏 스퀴즈(Short squeeze)까지 발생한 여파였다. 숏 스퀴즈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공매도 투자에 나섰다가, 주가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면 손실을 만회하려고 주식을 사들이고 이 과정에서 주가가 더 뛰는 현상을 의미한다.
하지만 파티는 오래가지 못했다. 비욘드 미트 주가는 이후 3거래일 연속 내리며 지난 24일 2.19달러로 정규장을 마쳤다. 애프터 마켓에선 2.02달러까지 밀렸다.
결과적으로 고점에 투자했던 서학개미들은 대거 평가 손실 구간에 진입했다. 네이버페이 ‘내 자산’ 서비스와 연동한 비욘드 미트 투자자 1만1653명의 평균 수익률은 -83.1%다. 투자자 95% 이상이 손실 구간에 있다.
비욘드 미트는 2019년 최초로 식물 기반의 대체육 기업으로 뉴욕증시에 상장했다. 채식주의와 맞물려 대체육 열풍이 불면서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을 웃도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와 배우 리어나도 디카프리오 같은 유명인도 직접 비욘드 미트 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소고기보다 비싼 대체육 가격이 대중화의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비욘드 미트가 고기 맛을 흉내 내기 위해 수많은 화학 첨가물이 들어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의 입지는 더 좁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부실한 회사 재무 구조도 주가 발목을 잡았다. 비욘드 미트는 1조원이 넘는 빚을 갚기 위해 기존 채권을 신규 채권과 주식으로 바꿔주기로 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식 수가 기존보다 5배 넘게 늘어날 예정이다. 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주식 가치는 희석된다.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다. 비욘드 미트의 매출은 지난해 2분기(4~6월)를 고점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적자 규모도 줄지 않고 있다. 앞서 3분기 잠정 실적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수익성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비욘드 미트는 오는 11월 4일 올해 3분기(7~9월) 확정 실적 발표와 함께 컨퍼런스 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욘드 미트가 최근 월마트와 함께 제품 판매에 다시 속도를 내기로 한 가운데, 사업 반등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지에 따라 주가 흐름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