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했다. 미국과 무역협상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 중앙은행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더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 영향이다.
모든 여건이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환경에서 외국인과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지수가 사상 최고 축포를 쏘는 모습이다. 투자 자금은 대부분 업종에 골고루 유입됐다. 반도체와 중공업, 에너지, 금융 등 거의 모든 업종이 상승하면서 지수의 안정적인 오름세가 확인됐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8.20포인트(1.48%) 오른 3999.79로 출발해 개장 직후 사상 처음 4000선을 뚫었다. 장중 상승폭이 더 커져 4040선도 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578억원, 2341억원 순매수했다. 개장 후 순매수에 나섰던 개인은 오전 중 매도로 전환하며 8000억원 순매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기관의 동시 순매수가 코스피 지수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대형주와 특정 섹터에 쏠렸던 것과 달리 중소형주와 제약, IT서비스, 오락문화, 유통 등 소외 업종으로도 광범위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주와 조선주 강세가 눈에 띄었다. 처음으로 ’10만전자’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10만2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역시 4.90% 오른 53만5000원에 마감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인텔의 호실적에 이어 이번주 빅테크 실적에 대한 기대감과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미국증시 기술주 상승 훈풍이 전이됐다”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도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선소 방문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 컸다.
이번 주에 대기 중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주요 이벤트들이 기대감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개막한 APEC을 계기로 오는 29일에는 한·미 정상회담이, 30일에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길에 기자들에게 ‘한국과의 무역 협상이 마무리 국면’이라 언급했다”면서 “조선, 원자력 등 협상 카드에 상승 모멘텀(동력)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30일(현지 시각) 열리는 FOMC에서는 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연구원은 “지난 24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하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된 것으로 확인된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진 상황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지수도 약 1년 7개월 만에 900포인트를 넘기며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61포인트(2.22%) 상승한 902.70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도 외국인과 기관이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92억원, 578억원 순매수에 나섰고 개인은 2943억원 순매도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등 소외 업종의 반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상승 폭이 적었던 알테오젠 등 바이오 기술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