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업은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반면, 자동차·배터리·석유화학 업종은 수익성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는 D램 가격 반등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사상 처음으로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증권가 컨센서스(평균 예상치)상 매출액은 24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1조6000억원이다.
조선업계는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가 증가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 23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중공업은 3분기 영업이익 238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했다. 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 합계는 1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구체화하면 관련 동력이 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관련주에 긍정적이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미국 관세 부담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5% 줄어든 2조4500억원, 기아는 29.6% 감소한 2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미 간 관세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기존 25% 관세가 유지된 영향이 크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관련된 충격은 배터리 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SDI는 35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SK온도 10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잠정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호조 덕분에 영업이익 6013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개선과 유가 상승으로 3분기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각각 3678억원, 23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도 흑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정제마진이 배럴당 13~14달러까지 오르며 연초 저점 대비 2배 이상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석유화학 업종은 여전히 부진하다. 고환율, 내수 부진, 구조조정 지연 등이 겹치며 롯데케미칼은 1348억원, 한화솔루션은 1596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된다. LG화학의 3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6385억원이지만, 배터리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 실적 영향이 크고 석화 본업의 이익은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가파른 실적 개선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반도체 업종의 실적 전망이 상향된 영향이 크다”며 “그 외 업종은 소폭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실적 모멘텀(상승 여력)이 업종별로 차별화돼 나타나고 있으므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기대감이 큰 기업 중심으로 압축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