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카카오페이증권 등 핀테크 기반 증권사에서 전산사고가 특히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IT 기술력을 내세운 신생 증권사이지만, 빠른 외형 확장에 비해 내부통제와 시스템 안정성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 1월~2025년 8월) 증권사 전산사고는 총 474건 발생했고, 이에 따른 피해 규모는 267억원에 달했다.
현행 감독 규정상 전자금융사고는 지연·중단 시간이 30분 이상이거나, 10분 이상이면서 이용자 1만명 이상이 영향을 받는 경우, 또는 전산자료·프로그램 오류가 발생한 경우 등을 의미한다.
전산사고 발생 건수는 NH투자증권과 토스증권이 각각 42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카카오페이증권이 41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후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LS증권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피해액 기준으로는 대형사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약 6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키움증권이 61억원, 미래에셋증권이 41억원의 피해를 줬다.
하지만 사고 빈도로 보면 핀테크 기반 증권사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토스증권은 2021년 출범 이후 4년 동안 42건의 전산사고가 발생했다. 영업 기간이 다른 대형사보다 짧지만, NH투자증권과 같은 건수를 기록했다. 카카오페이증권 역시 2020년 이후 사고가 꾸준히 늘며 대형 증권사 대비 높은 사고율을 보였다.
토스증권은 출범 첫해인 2021년 7건을 시작으로 2022년과 2023년 각각 14건을 기록해 2년 연속 전산사고 1위 증권사였다. 지난해 2건, 올해 5건으로 발생 건수는 줄었지만 지난해 86시간 연속 장애가 발생하는 등 안정성 우려가 크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전산사고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2020년 4건, 2021년 1건, 2022년 5건이었는데, 2023년 9건,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11건으로 증가했다.
토스와 카카오는 편리한 사용자환경(UI)을 앞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였다. 다만 안정적인 전산 시스템과 내부 통제 인프라는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기반 증권사들은 차별화된 MTS·HTS를 내세워 빠르게 시장을 넓혀왔지만, 운영 노하우나 전산 리스크 관리 체계는 상대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이 전산사고에 대해 엄중한 대응을 예고한 만큼 업계에서도 IT 인프라 투자와 사고 예방에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전산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부터 ‘자본시장 거래 안전성 제고 종합방안’을 마련하고 고위험 증권사에 대해 경영진 면담, 전사 차원의 IT 내부 통제 개선 조치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