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음 달 인적분할을 앞두고 오는 30일부터 한 달간 주권 거래가 정지된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4위인 대형주가 두 개 회사로 쪼개지면서 향후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한 달 동안 이어지는 긴 거래 정지를 앞두고 기존 주식을 매도할지, 인적분할 이후 어떤 투자 전략을 가져갈지 고민하는 투자자가 많은 상황이다.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홍보관 모습.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 대비 2만9000원(2.53%) 오른 117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3분기 실적 개선 기대로 이달 초 100만원대에서 110만원 후반대로 10% 이상 상승했다.

기존 투자자들은 한 달의 긴 거래 정지를 앞두고 지금 매도해 차익을 실현할지, 인적분할 이후 주가 상승에 베팅할지 고민에 빠졌다. 인적분할 이후 두 회사의 주식 가치를 더하면 분할 전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내외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이라 한 달 동안 주식을 묶어두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분할 이후 별개의 회사로 갈라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사업 영역은 완전히 다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 영역인 CDMO 사업은 안정성이 높고 향후 사업 확장 가능성이 크다. 반면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신약 개발 사업은 신약 개발 기대감과 기술 이전이 주요 사업 모델이다.

두 기업의 주가 향방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탄탄한 CDMO 사업과 산업 성장성을 고려해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이 있지만, 분할 비율 대비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 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는 상승하고,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가치를 하락이 예상된다”면서도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신약개발 회사로 중장기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5공장이 2027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하면서 구조적 성장이 예상된다. 연내 6공장 착공 여부가 결정되고, 미국 현지에 공장 설립 가능성도 나오면서 사업 확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CDMO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수요가 아닌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전반적인 산업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여노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와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으로 관세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고객사들의 추가 수주 또는 신규 고객사 유치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 중”이라며 “분할 직후 변동성은 크겠으나, 5공장 가동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분할 직후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주가 전망은 다소 어둡다. 분할 비율이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비해 유리하게 설정돼 정작 분할 이후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수급상으로도 불리하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분할 이후에도 지수에 잔류하지만, 삼성에피스홀딩스는 편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수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패시브(지수 추종) 자금으로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에 대한 삼성에피스홀딩스 분할 주식은 상장 첫날 전량 매도가 이뤄질 전망이다. 매도 물량 규모는 현재 MSCI 지수 패시브 자금으로 보유한 지분율을 고려하면 약 2600억원이다. 거래 재개 첫날부터 상당한 매도 압력이 예상된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높은 대주주 지분율을 고려했을 때 유동성이 낮은 삼성에피스홀딩스의 주가는 급등 가능성도 있으나, 그만큼 패시브 자금의 매도 영향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적분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분리하는 구조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존 주주는 인적분할 후 분할 비율에 따라 신설 지주회사인 삼성에피스홀딩스 주식을 받는다. 분할 비율은 약 0.65대 0.35로,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은 약 53조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약 29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적 분할을 앞둔 28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이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