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0월 21일 18시 0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벤처캐피털(VC)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세미파이브 엑시트(투자금 회수) 대박을 눈앞에 뒀다.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최초 투자 당시 300억원 몸값을 인정받았던 세미파이브가 최근 8000억원 이상 몸값을 내세워 코스닥 상장에 나서면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미파이브는 최근 금융위원회로 증권신고서를 제출, 코스닥시장 상장 공모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지난 7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약 3개월 만으로, 연내 상장을 목표했다. 상장 주관은 삼성증권과 UBS증권이 맡았다.
세미파이브는 540만주를 전량 신주로 모집해 총 3371만6419주를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는 2만1000~2만4000원으로 정했다. 공모 예정 금액은 1134억원에서 1296억원으로, 상장 후 시가총액은 밴드 상단 기준 약 8092억원으로 추산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출신 조명현 대표가 2019년 설립한 세미파이브는 국내 대표 반도체 디자인하우스로 꼽힌다. 자체 설계 플랫폼을 활용해 반도체 설계 기간을 최대 60% 이상 단축하는 기술을 확보, 삼성전자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에도 이름을 올렸다.
세미파이브는 지난 2023년 3월 신한투자증권, SV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재무적 투자자(FI)로부터 대거 시리즈B 라운드 신규 투자를 유치하며 한 차례 주목을 받았다. 특히 당시 두산까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기업가치를 5000억원으로 책정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세미파이브 상장 시 가장 큰 회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투자자로 꼽힌다. 2019년 6월 첫 투자유치 단계에서 고유계정(PI) 자금으로 9억원을 투자한 이후 지속적으로 후속 투자를 이어가며 최대주주 사이파이브(SiFive)에 이은 2대주주로 자리했다.
세미파이브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총 363억원을 투자해 세미파이브 지분 11.93%를 보유했다. ‘미래에셋넥스트레볼루션투자조합’만으로 3.5% 넘는 지분을 갖췄다. 이외 ‘미래에셋넥스트코리아지능정보투자조합’ 등 5개 벤처투자조합이 투자에 활용됐다.
세미파이브가 8092억원 몸값으로 상장 시 최소 2배 넘는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세미파이브 밴드 상단 기준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지분 평가금액이 이미 810억원을 웃돌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세미파이브 투자 단가는 주당 1만800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9년 시드 단계에서 주당 3100원에 투자한 PI 자금의 경우 상장 후 기준으로 24배 이상 수익률이 예상된다. 2019년 6월 시드 투자유치에 참여하며 주당 3100원 수준에 약 9억원을 투자했는데, 당시 세미파이브의 기업가치는 335억원에 그쳤던 것으로 파악됐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세미파이브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투자한 AI 기업 중 상장 1호 사례로, 반도체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대규모 투자금 회수가 기대된다”면서 “세미파이브 회수 성과는 미래에셋벤처투자의 올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