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토마토시스템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이상돈 의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사내 직원에게 넘긴 데 이어 지분까지 임직원 등에게 대거 증여하기로 했다. 회사 안팎에선 이례적인 사례라면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상돈 의장은 오는 11월 17일부터 12월 16일까지 전체 보유 지분(355만4700주)의 12.15%(43만1790주)를 증여 및 장내 매도할 예정이다. 1주당 6630원으로, 총 30억원 규모다.
조길주 신임 대표(15만6145주)와 전체 임직원(11만9500주)이 증여 지분의 약 65%를 받기로 했다. 그 외 7만8073주(18%)는 이 의장의 아내가 받고, 나머지 5억원어치는 장내 매도한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에서는 창업주가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경영 전면에 나서고, 경영권 및 지분 승계도 가족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토마토시스템 창업주는 가족이 아닌 회사 창립 멤버이자 오랜 기간 회사를 같이 경영한 동료에게 경영권을 주고, 신사업 발굴에 힘쓰겠다며 자발적으로 이사회 의장 자리로 물러났다. 여기에 이례적으로 일부 지분을 성과 보상 차원에서 임직원과 나누기로 결정했다.
IT 설루션 전문기업 토마토시스템은 2000년 설립됐다. LG CNS 공공사업부 팀장이었던 이 의장이 당시 대리였던 조길주 대표 등과 함께 회사를 세웠다. 회사는 UI·UX설루션 개발플랫폼 연구 개발 및 공급이 주력 사업이고, 대학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국내 1위 사업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23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올해 7월 이상돈 의장은 부사장이었던 조길주에게 대표 자리를 넘겼다. 이 의장은 “예전부터 경영권은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아닌 능력 있는 회사 직원에게 넘기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의장이 이번 증여 지분의 약 40%를 조 대표에게 준 것도 지분 확대를 통해 경영권을 튼튼히 하고,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서다. 이 의장은 “조길주 대표는 30년 넘게 함께 하는 사업 파트너로서 현재 지분율을 더 키울 필요가 있었다”고 했다. 조 대표의 지분율은 증여가 끝나면 기존 4.29%에서 5.23%로 늘어난다.
아울러 회사 성장에 대해 감사함을 전하고, 주인의식 고취 차원에서 200명이 넘는 전체 임직원에게도 증여 주식이 돌아간다. 이 의장은 “회사가 지금까지 성장한 건 전적으로 직원들의 공이 크다”며 “성과를 함께 나누고, 앞으로도 함께 주가를 키워보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토마토시스템은 오는 24일 열리는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이번 증여 소식과 함께 취지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또 장내 매매 물량은 개인 대출 상환을 위해 필요한 최소 수량만을 파는 것으로, 경영권 유지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를 병행했다고 덧붙였다.
토마토시스템은 이번 지분 증여를 계기로 실적 회복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회사는 2023년 매출 266억원과 영업이익 28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영업적자로 전환하며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정부의 공공예산 감축과 일정 지연 등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에도 1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주가는 올해 4월 말 8880원까지 오른 뒤 30% 가까이 하락해 지난달부터 6000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설루션으로 개발 프로세스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말에는 69억원 규모로 원광대학교와 차세대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해외 사업을 전담하기로 한 이상돈 의장도 내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 플랫폼 ‘사이버엠디케어’(CyberMDCare)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 의장은 현재도 꾸준히 조 대표와 협의하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내년부터 헬스케어 사업이 실적에 도움이 많이 될 것으로 보고 있고, 사업 확장을 위해 인력도 대거 충원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