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한국전력으로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초호황기)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한전이 외국인 순매수(매수액이 매도액보다 많은 것) 3위에 올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이달 15일까지 한전 주식을 1조207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전자(6조4520억원)·SK하이닉스(2조6050억원)에 이어 셋째로 큰 규모다. 한전의 시가총액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시총의 4~8% 수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규모의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된 것이다. 이 기간 한전 주가는 96% 상승했다.
한전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16%에서 최근 22%로 높아졌다. 지난 10년간 한전 주가와 외국인 지분율이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점에서 향후 주가 움직임도 외국인 매매 동향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전의 외국인 지분율은 2018년 이전 30~35% 수준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며 “분기 실적 개선이 확인되면 외국인 지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한전은 그동안 만년 적자에다 막대한 부채 부담으로 주가가 짓눌렸지만, 최근 실적 개선 기대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전은 지난해 8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했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한전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4조원 수준이다. 배당 재개와 원자재 가격 안정, 전기 요금 인상 가능성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한전 공매도(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되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 잔고도 최근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한전의 공매도 잔고는 지난 1일 29억원에서 10일엔 64억원으로 배 이상 증가했다. 공매도 잔고는 빌려온 주식을 매도하고 아직 갚지 않고 남아 있는 수량으로, 이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여전히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다.
최규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 요금 인상 실현과 해외 원전 사업이 합쳐져야 중장기 우상향 추세를 전망할 수 있기에 일단은 방망이를 짧게 잡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