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황제주(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주식)에 올라선 주식 수도 늘었다. 올해 초에는 황제주가 전무했지만, 지금은 4개 종목이 주가 100만원을 넘겼다. 지금은 주가가 조정을 받아 100만원 아래로 내려갔지만, 얼마 전까지 100만원 위에 있던 종목을 포함하면 총 6개 종목이 황제주 지위를 누렸다.

올해 황제주에 오른 종목 대부분은 앞으로도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황제주가 된 이들 종목이 주가 100만원을 넘은 뒤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거나 기업 가치가 떨어지는 이른바 ‘황제주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15일 종가 기준 황제주는 총 4개다. 주가 순으로 효성중공업(164만원), 삼양식품(142만1000원), 고려아연(138만6000원), 삼성바이오로직스(112만7000원)다. 지금은 주가가 다시 떨어졌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태광산업도 한때 100만원을 넘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국내 증시 상승 랠리에 황제주 수는 연초 대비 늘어났다. 연초에는 황제주가 아예 없었고, 5월까지는 지난해 처음 황제주에 오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경영권 분쟁 여파로 주가가 오른 고려아연 정도만 주가 100만원을 넘었다.

이후 국내 증시가 조금씩 활기를 띠며 주가가 100만원을 넘는 기업이 늘기 시작했다. 올해 처음으로 황제주에 등극한 기업은 3곳이다. 삼양식품은 대표 제품 ‘불닭볶음면’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지난 5월 주가가 처음 100만원을 넘겼다. 삼양식품 주가는 연초 대비 90% 올랐는데, 주가가 처음 100만원을 넘긴지 약 4개월 만에 16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변압기와 차단기 등 초고압 전력기기를 생산하는 효성중공업은 올해 미국 인공지능(AI) 기업들의 전력 인프라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연초 40만원대였던 효성중공업의 주가는 올해 상승률이 300%에 이른다.

가장 최근인 9월 처음으로 황제주로 입성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주 인기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하며 지난 9월 30일 110만7000원까지 올랐다. 다만 최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가 휴전안에 합의한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해 90만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앞으로 이들이 ‘황제주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주가 100만원은 투자자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끼는 수준으로 인식된다. 주당 단가가 비싸다 보니 황제주에 등극한 이후 거래량이 다소 줄어들고, 이후 실적이 고꾸라지면 적은 거래 규모로도 낙폭이 커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올해 처음 황제주에 등극한 종목에 대한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우선 전문가들은 삼양식품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DS증권과 대신증권은 삼양식품 목표 주가를 190만원으로 제시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해외 모멘텀이 확대될 수 있다”며 “경쟁 업체 대비 높은 성장성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은 효성중공업의 목표 주가를 186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력기기 중심의 중공업 부문이 실적을 견인하며, 북미·유럽 고부가 변압기 매출 인식 확대로 분기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몇 년 사이에도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코로나 사태 당시 주가가 급등해 황제주가 된 엔씨소프트와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늘어나면서 주가가 올랐던 LG생활건강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주가는 100만원을 돌파한 이후 급락해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3년여 만에 황제주로 복귀했던 태광산업 역시 최근 주가가 다시 80만원대로 내려앉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황제주같이 단가가 높은 주식은 거래 회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부담이 가중돼 기업들이 액면분할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