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은행권에서 매년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금융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올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는 큼직한 횡령 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8월까지 사고 금액이 지난해 1년 치 사고 금액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시중은행 금융 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금융 사고 피해 금액은 1691억원으로 지난해 피해 금액 463억원을 뛰어넘었다.
발생 건수 자체는 신한은행이 22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피해 금액은 우리은행이 1119억원으로 다른 은행보다 컸다. 건수 기준으로는 신한은행(22건·126억원), 하나은행(19건·572억원), 우리은행(18건·1119억원), KB국민은행(16건·161억원) 순이다. 단일 건으로는 올해 상반기 우리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우리소다라은행에서 외부인 사기에 의해 발생한 금융 사고(1076억원)가 가장 컸다.
4대 은행 금융 사고 건수는 지난 2020년 41건에서 2023년 30건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64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8월까지 75건으로 집계되면서 더 늘어날 예정이다. 피해 금액 기준으로 보면, 2020년 54억원에서 2022년 658억원으로 늘었다. 2022년 사고 건수는 37건으로 2020년보다 적었으나 우리은행에서 700억원대 직원 횡령 사고가 발생한 영향이 컸다.
이후 2023년 33억원까지 줄어든 피해 금액은 지난해 금융 사고 건수 증가와 함께 464억원까지 불어났다. 최근까지도 4대 은행에서는 금융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사고 건수와 피해 금액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최근 KB국민은행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에서 비정상 거래로 31억원의 금융 사고가 발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반복되는 금융 사고에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기술을 활용해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FDS)을 고도화하는 등 내부 통제 체계를 고도화하고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