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 전국 곳곳의 NH농협은행과 단위 농협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유튜브 가짜 뉴스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장기 거래 고객에게 충성 보너스로 최대 35만원을 현금으로 준다는 영상을 본 장년층의 신청 문의가 빗발친 것이다.

발단은 연휴 때인 지난 8일 유튜브에 올라온 약 25분 분량 영상이다. 15일 기준 조회 수가 34만이다. 영상 섬네일(미리 보기 이미지)은 ‘농협 통장 있으면 10월 1일부터 무조건 이 금액 추가로 받습니다’라는 문구로 시청자를 현혹한다. 영상 속 남성은 자신을 농협은행에서 30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재한 과장으로 소개하고 시니어 특급 혜택을 알려주겠다고 말한다. 70세 이상 농협 거래 고객에게 시니어 건강검진 지원금 30만원을 준다거나, 60세 이상 어르신 중 30년 이상 거래 고객에겐 연 35만원을 공짜로 준다는 식이다. 선착순 마감이라는 말에 연휴가 끝나자마자 장년층 고객들이 부리나케 은행으로 달려간 것이다.

그럴싸해 보이지만 영상 속 김 과장과 그가 말한 내용은 모두 허구다. 농협은행엔 장기 고객에게 현금을 주는 제도가 따로 없다. 영상 댓글난엔 사실이 아니니 속지 말라고 경고하는 댓글도 많이 달렸지만, 영상 조회 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유튜브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가짜 뉴스는 최근 몇 년 새 급격하게 늘었다. 현금성 지원, 대출 금리 감면 등 솔깃할 만한 키워드로 관심을 끌어 영상 조회 수를 높이고 수익을 늘리려는 목적이 크다. 디지털 문해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가짜 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문제는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이들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불법 사금융과 같이 금전 등의 재산을 편취하는 사기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따로 조치하기 어렵다”고 했다. 규제 사각지대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