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시장이 쉬어가는 명절 연휴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사랑한 미국 주식 종목은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식시장을 잠시 떠나 해외 주식으로 넘어간 국내 투자자들이 단기간 큰 수익을 노리고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레버리지 투자가 수일 이내의 짧은 연휴 기간 적합한 투자 방식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친인척들이 모이는 기간이고 최근 몇 년간 미국 증시가 꾸준히 상승한 만큼, 포모(FOMO) 현상으로 더 공격적인 패턴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

일러스트=챗GPT

6일 NH투자증권이 자사 HTS·MTS를 이용해 2022년부터 올해까지 설, 추석 연휴 기간 투자자들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가장 많이 거래된 종목은 SOXL, SOXS 등 레버리지 ETF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연간 평균 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명절 연휴에는 선호도가 더 높아지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2022년 설 연휴(1월 31일~2월 2일)에는 나스닥100 지수 변동을 3배로 추종하는 TQQQ의 거래 금액이 313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SOXL이 3위, 나스닥100 지수의 움직임을 반대로 3배 추종하는 SQQQ가 4위에 올랐다. 2022년 추석 연휴(9월 9일~12일)에는 1~3위에 SQQQ, SOXL, TQQQ가 순서대로 이름을 올렸다. 5위에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반대로 3배 추종하는 SOXS가 5위로 집계됐다.

이듬해인 2023년 설(1월 23일~24일), 추석(9월 28일~10월 3일)에는 1~4위 모두 SOXS, SOXL, SQQQ, TQQQ가 휩쓸었다.

다만 지난해 설 연휴(2월 9일~12일)에는 다소 다른 투자 패턴이 포착됐다. 1위는 역시나 레버리지 ETF인 SOXL이었으나, 2위는 이스라엘 자율주행 기업 비머 이미징(BMR), 3위는 테슬라, 4위는 엔비디아, 5위는 ARM 등 개별 종목이었다.

다만 추석에는 다시 레버리지 ETF가 거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추석 연휴(9월 16일~18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상위 종목 1~3위는 SOXL, SOXS, TSLL이었으며, 5위는 NVDL이었다. TSLL과 NVDL은 각각 테슬라와 엔비디아의 주가 변동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올해 설 연휴(1월 27일~30일)에는 1위는 엔비디아가 차지했으나, 2위 SOXL, 3위 NVDL, 5위 TSLL 등 레버리지 ETF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명절 연휴에 공격적인 투자 성향을 보이는 이유는 짧은 연휴 중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 출근 부담이 없다 보니 더 적극적으로 매매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다.

‘포모(FOMO)’ 현상이 영향을 미치는 것일 수도 있다. 포모는 다른 사람에 비해 뒤처지는 것에 대해 과도한 두려움을 느끼는 현상을 말한다. 오랜만에 친척들과 만나 투자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더 큰 수익을 내기 위한 성향이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절 연휴는 한정된 기간과 다른 사람으로부터 새로운 정보를 듣는 등 투자의 공격성을 높이는 요인이 다수 있다”면서 “달리 말하면 손실을 볼 가능성도 큰 시기인 만큼 대외적인 환경 변화에 맞춰 안정적인 투자 전략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