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10월 01일 17시 2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무신사의 주관사 선정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국내외 증권사 11개사가 최종 후보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적격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이들 증권사는 오는 21~23일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대부분의 후보가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제시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무신사 측은 높은 몸값보다는 IPO 완주 가능성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측은 지난달 29일 상장 주관사 후보 숏리스트를 추렸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는 9개사 중 미래에셋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골드만삭스, 씨티증권, JP모건, 모건스탠리, UBS 등 도전장을 내민 5개사가 모두 숏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상보다 많은 후보가 숏리스트로 선정되자, 증권사들 사이에서는 “말이 숏리스트지, 남은 후보가 너무 많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11개사는 추석 연휴가 지나고 오는 21~23일 중 PT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숏리스트가 워낙 많다 보니 서로 날짜를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증권사들은 추석 연휴도 잊고 PT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들이 제시한 기업가치가 대동소이한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각사는 PT를 통해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무신사 측은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할 때부터 주관사의 IPO 완주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었다. 앞서 다른 회사의 상장을 주관했을 당시 난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자세히 적어 내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RFP에 그런 내용이 포함되는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레이스에 뛰어든 증권사들은 대체로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매출액을 기반으로 한 기업가치 산정 방식이 아니면 10조원을 맞추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주가매출비율(PSR)이나 기업가치-매출액비율(EV/SALES) 중 하나를 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무신사의 경우는 EV/SALES보다는 PSR 방식을 적용하는 게 유리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PSR 방식에서는 매출액에 PSR을 곱해 기업가치를 산출하지만, EV/SALES 방식은 전체 기업가치(EV)에서 순차입금을 차감해 시가총액을 구하기 때문이다. 즉, PSR은 시가총액에서 바로 시작해 부채 차감 단계가 없지만 EV/SALES는 EV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부채성’ 자산이 많을수록 최종 시가총액으로 내려올 때 차감할 금액이 커진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무신사의 자산총계는 약 2조2270억원, 부채총계는 약 1조9133억원으로 부채 비율이 상당히 높다. 때문에 PSR로 적용하는 편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