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해외 주식 개인 투자자)가 사모았던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 슈드(SCHD)의 올해 연중 주가 상승률이 1%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고점 대비로는 마이너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물론,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보다도 부진했다. 지난 3월 이뤄진 구성 종목 변경이 패착이 됐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슈드를 9월 말 기준 23억5495만달러(약 3조30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미국 주식 가운데 14번째로 보유 규모가 크다.
슈드는 우량 배당주에 투자하는 ETF다. 최소 10년 이상 배당을 지급한 기록이 있고, 시가총액이 5억달러 이상이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비롯한 재무지표가 건전한 종목만 편입한다. 미국 증시가 흔들릴 때 상대적으로 선방했고, 주가 상승률과 배당 수익률 모두 챙길 수 있다는 점에 서학개미가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티커명을 따 ‘슈드’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하지만 슈드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1일(현지시각) 기준 0.99%(0.27달러)에 그친다. 미국 ETF 가운데 수익률 기준 꼴찌 수준이다. 연중 상승률 기준 S&P500지수(14.36%)나 나스닥지수(18.02%)는 물론 러셀2000지수(9.44%)와도 격차가 크다.
슈드 수익률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미국 증시를 이끌고 있는 대형 기술주가 편입돼 있지 않은 점이 꼽힌다. 여기에 더해 슈드 구성 종목 변경 전략이 현재까지는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슈드는 매년 3월 한 차례 구성 종목을 조정한다. 슈드는 올해 3월에 금융주를 대거 편출하고 에너지주와 소비재 종목 비중을 늘렸다. 구성 종목 비율이 금융주는 17.2%에서 8.5%로 줄어든 반면, 에너지주는 12.2%에서 21%로 올랐다. 이어 소비재 18.7%, 헬스케어 16.1% 등이었다. 결과적으로 올해 미국 증시에서 가장 부진했던 에너지, 소비재, 헬스케어 업종 비율만 커지고, 반대로 성과가 좋은 금융 업종은 줄인 상황이 됐다.
슈드의 배당 수익률이 주가 부진을 상쇄하기도 어렵다. 연간 배당 수익률이 3.7%로, 미국 국채 1년물(3.6%) 금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서학개미들은 최근 1개월 동안에도 슈드를 7808만달러(약 1100억원) 순매수 결제하며 애정을 이어가고 있다. 에너지와 헬스케어 업종이 바닥을 찍고 반등할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서학개미들이 대체로 미국 기술주 투자 비중이 크기 때문에 보완 차원에서 슈드도 (계좌에) 담았던 것”이라며 “분산 투자 관점에서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