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불고 있는 금 투자 열풍이 상장지수펀드(ETF)의 성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금 관련 ETF 상품이 잇따라 상장됐는데, 이들의 수익률이 크게 엇갈린 것이다.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상품보다 국내 금 시세를 따라가는 ETF 상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7월 1일~9월 30일) 주요 운용사의 금 관련 ETF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KRX금현물’ ETF가 35.34%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국제금’ ETF(22.61%),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금액티브’ ETF(22.01%)와 비교하면 수익률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이들 상품은 모두 지난 6월 말 상장한 새내기 ETF로, 불과 석 달 만에 수익률 격차가 벌어졌다.
금 ETF 상품 간 수익률이 크게 벌어진 건 국제 금 가격보다 국내 금 가격이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현상 때문이다. 금 현물을 기초로 거래하는 KRX 금시장에서 투자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국내 금값이 급등했다. 이로 인해 국내 금 가격이 국제 시세를 크게 상회했고, 이에 따라 국내 금값을 추종하는 ETF가 글로벌 시세를 따르는 ETF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RX금시장에서 금 현물은 전일 대비 5.1% 오른 19만4850원(g당)에 거래됐다. 국제 시세인 17만4400원과 비교할 때 가격 괴리율이 10%를 넘어선 셈이다.
상품이 추종하는 지수 차이도 성과를 갈랐다. ‘SOL 국제금’ ETF와 ‘KODEX 금액티브’ ETF는 모두 국제 금 시세를 따르지만, 각각 북미 시장과 런던 금시장에서 산출된 금 가격을 추종하면서 근소한 수익률 차이를 나타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금 ETF를 액티브 전략으로 출시한 것은 금 가격이 하락할 때 이를 활용해 초과 수익을 내기 위한 목적”이라며 “아직 액티브 전략을 본격적으로 구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는 추종 지수 차이가 (패시브 상품과의) 수익률을 가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금 현물 ETF에 붙은 높은 프리미엄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금 가격은 결국 조정을 거쳐 국제 시세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는데, 거품이 낀 가격에 매수했다가 금값이 국제 시세 수준으로 내려앉으면 투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KRX 금시장의 가격이 국제 금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투자 시 유의해 달라”며 투자자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금 관련 상품에 투자할 때는 환율도 중요한 변수다. 국제 금을 추종하는 두 상품은 모두 환헤지(Hedge·위험회피)를 적용하지 않는 환노출형 상품으로, 상장 이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오르면서 환차익 효과가 났다.
국내 금을 추종한다고 해도, 국내 금 가격에 이미 환율이 반영돼 있기 때문에 국제 금 시세와 기본적으로는 유사하게 움직인다. 전문가들은 금 ETF를 매매할 때 환 움직임의 영향이 적지는 않아 환율 방향성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