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DB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이 역대 두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장 흐름을 일단 지켜보려는 투자자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76조8085억원으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6월 이후 두번째로 컸다.

투자자 예탁금 역대 최대치는 2021년 5월 3일에 기록한 77조9018억원이다. 1조1000억원가량 늘면 최대치를 새로 쓰게 된다.

투자자 예탁금 규모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50조원대에서 횡보해 왔다. 지난 6월부터 코스피·코스닥지수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빠르게 불어났고, 이달 들어 7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장기간 횡보하는 동안 물려 있던 개인이 일단 차익 실현에 나선 뒤, 다시 주식 매수에 나서지는 않고 있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지난 6월 5443억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7월 6조6578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8월에는 30억원가량 순매수했으나 다시 이달 들어 1조원 넘게 ‘팔자’에 나섰다.

추석 연휴 이후 국내 증시 흐름에 따라 투자자 예탁금이 주식 매수에 쓰일지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이 연말 코스피지수 상단을 3700선 안팎으로 제시하는 등 낙관론이 우세하다.

변수로는 미국 경기, 한·미 관세 협상, 국내 기업 이익 성장 흐름 등이 꼽힌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과 금융 기업들의 실적 발표 기간에 한국 증시도 반등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 기업의 하반기 이익 전망치가 여러 업종에서 개선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