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9월 23일 16시 1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내 벤처캐피털(VC) 큐더스벤처스가 투자한 다이어트 경구치료제 바이오텍 디앤디파마텍의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하며 잭팟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큐더스벤처스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시각장애인용 인공지능(AI) 콘텐츠 제작 스타트업 센시(SENSEE)의 대표이사 횡령 의혹에도 수익률은 통상적인 수준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큐더스벤처스는 디앤디파마텍 보유 지분 전량을 그대로 보유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큐더스벤처스는 블라인드펀드인 ‘큐더스패밀리3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을 통해 20만8332주(2.00%), 법인 직접으로 6만781주(0.58%)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디앤디파마텍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지난 5월 보통주로 전환해 4만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지난 2014년 설립된 디앤디파마텍은 2018년 3월 2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시작으로 1년 만인 2019년 시리즈B, 시리즈C 라운드를 연달아 진행하며 총 219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큐더스벤처스는 디앤디파마텍의 590억원 규모 시리즈C 라운드에 자금을 투입했다. 당시 디앤디파마텍의 프리머니 밸류에이션(투자 전 기업가치)은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해당 라운드에는 큐더스벤처스를 포함해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과 DS자산운용, 한국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수차례 상장에 실패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작년 5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희망 공모가 상단(2만6000원)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700억원이었는데,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친 후 최종 공모가가 이보다 높은 3만3000원으로 책정되면서 시총 3442억원으로 상장했다. 이는 마지막 투자 라운드 당시 책정된 프리 밸류에이션 6000억원 대비 절반가량 낮춘 수준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디앤디파마텍이 상장에 성공하자 초기 투자자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인터베스트, 미국 투자기관 옥타브 라이프사이언스 등은 지분 매각을 시작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와 인터베스트는 현재까지 각각 35만주, 37만주를 처분했다. 큐더스벤처스와 같은 시기 투자한 프랙시스캐피탈도 지난 5월 15일 10만7100주 매도를 시작으로 상반기 중 약 31만주를 주당 평균 9만6000원에 팔아치웠다.
그러나 큐더스벤처스는 현재까지 디앤디파마텍 지분을 그대로 보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인베와 인터베스트 등 초기 투자자 대부분이 상장 직후부터 자금 회수에 돌입했고, 공모가보다 투자 단가가 높았던 투자자들도 올해 들어 지분 매각을 시작했다”며 “그러나 큐더스벤처스는 유일하게 당시 지분을 현재까지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큐더스벤처스가 보유 중인 지분의 가치는 이날 종가(20만5500원) 기준 약 553억원이다. 시리즈C 라운드의 투자 단가는 주당 4만8000원으로, 큐더스벤처스의 최초 투자 금액(약 130억원) 대비 325% 오른 수준이다. 디앤디파마텍이 발행한 전환사채 보통주 전환분 4만주의 현재 가치도 82억2000만원으로, 당시 인수 금액 10억원과 비교해 722%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큐더스벤처스가 이번 디앤디파마텍 성과로 센시 투자 실패를 만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큐더스벤처스가 초기투자자로 나선 센시는 올해 대표이사 횡령·잠적 의혹이 발생한 곳이다.
센시는 설립 이후 SK텔레콤, 카카오, 대성창업투자 등 다수의 기관으로부터 수백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관련 기사☞내년 상장 계획이었던 AI기업, 대표이사가 횡령 후 해외 도주... 투자사들 충격)
큐더스벤처스는 지난 2020년 시드(SEED) 단계부터 2021년 시리즈A 라운드까지 연이어 센시 투자에 참여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분 6.2%를 보유하며 서모 대표이사, ATP인베스트먼트에 이어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국내의 한 VC 관계자는 “센시의 대표이사가 투자금을 횡령해 잠적하면서 투자자인 큐더스벤처스도 자금 대부분을 날릴 위기”라며 “다만 디앤디파마텍의 투자 성과로 수익률은 물론, 펀딩을 위한 트랙레코드에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