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만전자’를 회복하면서 1년 전 회사 주식 매입에 나섰던 삼성전자 임원들도 평가이익 구간에 진입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지난해 9월 삼성전자 주식 5000주를 1주당 6만2700원에 장내 매수했다. 같은 해 6월 5000주를 1주당 7만5200원에 사고 3개월 만이었다.
전 부회장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7000주를 제외하고 1만주의 평균 매수가격은 6만8950원이다. 이날 오전 10시 20분 삼성전자 주가(8만4800원) 기준 23% 수준의 평가이익률을 기록 중이다.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 등을 맡은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사장)도 지난해 6월 삼성전자 주식 5000주를 1주당 7만3500원에 사들인 데 이어, 9월 추가로 5000주를 1주당 6만9500원에 매수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5000주를 1주당 6만원에 추가로 샀다. 노 사장이 올해 7월 받은 자사주 상여금(1주당 7만400원)을 제외하고 장내 매수한 주식 1만5000주만 따져도 평가이익률이 25.3%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 주식을 샀던 다른 임원들의 평균 매수 단가도 6만원대인 만큼 두 자릿수 평가이익률을 보였을 것으로 예상한다. 당시 삼성전자 임원들이 매수 행렬에 나섰던 이유는 주가가 8만8800원을 고점으로 꺾이면서 경영 책임론이 불거졌던 영향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장중 4만9900원까지 밀리면서 ‘4망전자’라는 오명까지 썼다.
당시 주가 부진은 삼성전자가 선도 기업 지위를 지키지 못했던 영향이 컸다. AI 칩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선두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올해 1분기와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서도 사상 최초로 밀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부도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에 밀려 분기마다 조(兆) 단위 적자를 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 6월부터 업황이 살아나면서 주가도 반등하기 시작했다. AI 산업의 반도체 수요가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로 확장하면서 제품 가격이 상승 흐름을 보였다. 지지부진했던 삼성전자 주가도 지난 6월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올해 하반기 주가 상승률은 50%를 웃돈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마이크론)도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2025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이날 내놓았다.
마이크론은 특히 2026회계연도 1분기(2025년 9~10월) 조정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3.60~3.90달러(중간값 3.75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3.05달러)보다 20% 이상 높은 수준이다.
관건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시장 지배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다. 오는 10월 초 나오는 삼성전자 3분기(6~9월) 잠정 실적이 첫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현재 9조6687억원으로 한 달 만에 9000억원가량 상향 조정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에선 10조원 선 회복을 점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