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장·학원장 등 재력가가 금융 전문가와 공모해 1000억원 주가 조작을 벌인 사건에는 행동주의 펀드 관계자도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종목은 코스피 소속 상장사인데, 지난해 경영권 분쟁 논란이 있었다. 시장에서는 D사로 추정되고 있다. D사는 23일 오후 1시 39분 현재 10%대 이상 폭락 중이다.
당장은 작전에 동원된 혐의자들의 금융 계좌가 동결됐지만, 금융 당국은 해당 종목의 주가 폭락이 이어지면 한국거래소와 함께 시장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관련 계좌가 더 있을 수 있고 일반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 등 3개 기관이 모여 출범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2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어 “현재 진행 중인 1000억원 규모의 주가조작을 적발하여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혐의자 재산을 동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승우 합동대응단장(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은 “압수수색 대상은 7명이었지만, 조사는 더 이어질 것”이라며 “지급 정지는 상당한 정황이 인증된 것으로 검찰 역시 지급 정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주가조작 집단은 종합병원, 대형학원 등을 운영하는 슈퍼리치들과 유명 사모펀드 전직 임원, 금융회사 지점장 등 금융 전문가들로 이뤄졌다. 이들은 수십 개의 계좌로 분산 매매해 감시망을 교묘하게 회피하면서 수 만회에 달하는 고가의 가장통정매매 등을 통해 장기간 조직적으로 시세를 조종해 왔다. 해당 종목은 1년 9개월동안 주가조작 전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다음은 이승우 합동대응단장과의 일문일답.
─주가 조작 수법에 대해 설명해달라
“혐의자들은 일별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대상으로 가장·통정매매 등 수법을 사용했다. 가장·통정매매는 아무런 경제적 이익이 없는 매매를 거래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반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가장·통정매매를 수만회 반복해 거래량을 늘리고 유통 물량 상당수를 확보한 뒤 다양한 시세조종 주문을 통해 주가 상승세를 만들었다."
─혐의자 간 관계가 궁금하다.
“현재 시점 혐의자 7명은 공모 관계다. 공모 관계는 일반적으로 계좌간 연계성 등 자금 흐름을 통해 파악 가능하다. 아울러 친인척, 선후배 관계 등을 통해 공모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금융회사 지점장 등 금융 전문가들이 연루돼 있다. 이번 발행어음 관련해 영향 받을 금융회사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압수수색 대상 7명 중 금융기관 관계자는 3명으로, 현재 발행어음이나 증권사 인허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증권사 임원은 없단 의미다.”
─어떤 종목인지 설명해달라
“해당 종목은 코스피 상장 종목으로, 경영권 분쟁이 발생된 것으로 명시됐다. 이날 장중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어느 정도 소문이 퍼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혐의자 중 행동주의 펀드 관계자가 있는데, 경영권 분쟁을 고의로 노린 것인지는 추후 조사가 필요하다.”
─현재 계좌 내 동결 주식이 약 1000억원 규모라고 했다. 결국 추후에 매도해야할 것인데, 종목에 미칠 영향이 커 보인다.
“안그래도 혐의자 등을 통해서 해당 종목이 알려지게 되면 폭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에 이들이 가진 1000억원 규모의 주식은 현재 매도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만약 일반 투자자들의 매도가 이어져 폭락 사태가 발생한다면 거래소와 함께 시장 조치를 고려해봐야 할 것 같다.”
─다양한 업계 사람 7명이 공모했다고 했다. 혐의자 가운데 과거에도 유사한 전력을 가진 이가 있는지, 유사한 사건이 있는지 궁금하다.
“혐의자 중 시세 조종 불공정 거래 관련 전력자는 없다. 다만 이들 중 일부가 주식 투자를 전문적으로 해오던 이들이라 전력자가 아님에도 그 수법이 상당히 고도화돼 있다. IP를 적극적으로 조작하려는 정황도 보이는 등 적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거래소나 금융감독원의 감시망에 잘 포착이 안 되는 게 사실이다.”
─향후 진행 과정은
“오늘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이제 이 자료를 분석해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앞으로는 강제 수사권을 가진 금융위원회가 주도하고, 금융감독원이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압수수색 단계부터는 형사 절차도 준용해 따라야 하기 때문에 혐의자들을 대상으로 동의 절차 등을 거칠 예정이다. 전자기기 등에 대한 포렌식 등도 진행할 것이다.”
─이번 사안에 임원선임 제한 등 불공정거래 행위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도 적용 가능할까.
“증권선물위원회의 최종 조치 의결이 이뤄지고 난 뒤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