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뉴스1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동행한다. 금융 당국 양 수장이 자리를 비우는 기간 중 여당은 예정대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사 물갈이도 본격화한 가운데 조직 안팎의 갈등은 최고조에 치달을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4일부터 26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한다. 이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에 동행하는 것인데, 금융 당국 수장이 모두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방미 기간 중 주무 부처의 장관들이 관세 후속 협상에 나서고 금융 당국 수장을 중심으로 금융 지원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1월 조직 개편 시행을 위해 25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와 민주당은 지난 9일 기획재정부에서 예산 기능을 ‘기획예산처’로 떼내고, 금융위원회의 국내 금융정책 기능을 흡수해 ‘재정경제부’로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남은 국내 금융감독 기능은 신설될 예정인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이관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금감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해 공공기관으로 지정한다는 구상이다.

조직이 해체되는 금융위와 독립성 약화가 불가피한 금감원은 조직 개편에 반대하고 있으나, 정부는 인적 쇄신에 나서며 조직 개편 사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취임 후인 지난 19일 금융위 1급 간부 4명에게 사표를 낼 것을 요구했다. 대상은 이형주 금융위 상임위원(행정고시 39회)과 이윤수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39회), 박광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38회), 사법시험 36회 출신인 김범기 금융위 상임위원이다.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및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 반대 집회에서 금감원 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당정의 속도전에도 혼란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 기능을 전담하는 금감위 설치가 길어지면 내년 4월까지 밀릴 수 있어서다. ‘금감위 설치법’은 야당의 반대로 상임위원회에서 논의가 진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의 위원장은 야당 소속 윤한홍 의원이다. 민주당은 이에 해당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해 처리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이 경우 최소 180일간은 상임위에 해당 법안이 묶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도 인력 규모, 소관 업무 등을 둘러싼 물밑 갈등이 상당한데, 금감위가 설립되기까지 금융 당국 내 조직 개편과 관련한 혼선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금융위는 금감위에 100여명의 인력이 남아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으나, 민주당 내에선 인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 개편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던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편의 기본 전제는 기존 금융위 규모와 인력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며 “‘30명 정도가 필요하다’고 대통령실에 의견을 올렸다”고 했다. 금감위에 남지 않는 인력은 재경부 소속으로 전환된다. 금감원은 현재 내부 ‘입법 지원 TF’에서 금감원과 금소원을 나누기 위한 세부 내용을 논의 중인데 이견이 상당해 논의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