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치열한 고객 유치 경쟁 속에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율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주로 총보수를 인하하는데, 투자자가 내야 하는 비용은 총보수가 전부가 아니다. ETF 5개 중 1개꼴로 총보수보다 큰 ‘숨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ETF의 평균 총보수는 연 0.3084%였다. 총보수는 운용·판매·수탁·사무관리 보수를 모두 더한 값이다.
‘총’이라는 표현이 붙어 총보수만 내면 되는 것 같지만, 투자자가 실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더 있다. 총보수 외에도 지수 사용료와 회계 감사비 등 펀드 운용에 소요되는 기타 비용, 판매 수수료율, 매매·중개 수수료율이 더 붙는다. 지난달 말 기준 ETF 투자의 전체 비용 평균은 연 0.4982%였다. 총보수 대비 실제 부담해야 하는 전체 비용이 1.6배인 것이다.
주식형(파생형·혼합형 포함) ETF만 놓고 보면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의 ETF 총보수는 평균 연 0.3196%다. 하지만 기타 비용과 매매·중개 수수료율 등을 포함한 전체 비용은 평균 연 0.4833%로 높아진다. 점유율 2위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총보수는 평균 연 0.3655%지만, 전체 비용은 0.5491%에 달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총보수가 평균 연 0.368%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체 비용은 평균 연 0.6134%로 더 비쌌다.
기타 비용과 매매·중개 수수료율의 합이 총보수보다 큰 ETF도 전체 1016개 가운데 230개(22.6%)로 집계됐다. 자산운용사가 내세우는 총보수보다 숨은 비용이 더 크다는 의미다. 이 중 가장 많은 51개가 KB자산운용의 ETF였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ETF 투자자에게 총보수만 보지 말고 실제 투자 비용을 반드시 확인하라며 유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