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점인 3317.77을 찍은 10일 개인 투자자는 2조원 넘게 ‘팔자’에 나섰다. 하루 순매도 규모로는 역대 두번째로 추산된다. 미국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을 대비해 현금을 확보해두려는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2조2560억원을 순매도했다.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After-Market·오후 3시 40분~8시)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이날 오후 5시 10분 기준 합산 순매도 규모는 2조5420억원이다.

개인이 코스피시장에서 하루 최대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3월 21일이다. 당시 2조9140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는데, 현재 추세라면 이날 순매도 규모가 역대 두번째에 해당한다.

개인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팔았다. 순매도 규모는 각각 7600억원, 6940억원이다. 개인은 이 밖에 KB금융, HJ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도 500억~7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모두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이후 SK하이닉스는 7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주가 상승률 18.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도 7.4% 올랐다.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개인의 매도 물량을 적극적으로 받아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꼽힌다. 먼저 오는 11일이 주가지수 선물·옵션, 개별 주식 선물·옵션 등 네 가지 파생상품의 만기일인 ‘네 마녀의 날’이다. 만기가 찾아온 선물·옵션 계약을 청산하고, 새로운 계약을 맺을 것을 염두에 두고 현물 거래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 중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완화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투자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연이어 나오는 미국 물가 지표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이날 밤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11일 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개인의 대규모 매도 시점이 최적이었을지, 아쉬움으로 남을지도 물가 지표를 시장이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고용지표 이벤트는 마무리됐고, 미국 물가지표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7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가면서 피로감이 누적된 만큼,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