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당국이 공개한 현대차-LG엔솔 이민단속 현장. /EPA=ICE 영상 캡처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공장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노동자 구금사태에 대해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내년 판매량 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LS증권은 8일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목표 주가를 기존 30만2000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고, 투자 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내년부터 예상됐던 현대차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향 배터리 양산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동사와 현대차그룹의 HMGMA 배터리 사업은 지난 2023년 5월 합작 법인 설립 계약을 체결한 뒤 양사가 약 5조7000억원을 투자했다”며 “하지만 이번 이민당국 단속으로 공사 차질이 불가피하고, 내년 예정된 현대그룹향 미국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미국 이민당국의 단속으로 한국 국적자 30명을 포함한 약 450명이 체포된 상태다. 이민당국은 건설 초기 단계에 한국 내 협력사 직원들을 단기 출장(ESTA, B1 비자 등) 형태로 파견해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던 기존 관행을 불법 고용으로 간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민세관단속국이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이번 조치를 옹호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고인사책임자(CHO)를 미국에 급파함과 동시에 미국 출장을 전면 중단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미국 공사현장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경우 인건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유진투자증권 대체투자분석팀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이번 사안으로 건설사들은 합법적 취업 자격을 갖춘 숙련 노동자의 부족과 인건비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러한 제약은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대형 프로젝트에 인력 수급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는 현대건설, DL이앤씨, 삼성E&A 등이 있다.

다만, 주요 건설사의 전체 매출에서 미국 비중이 비교적 크지 않다는 점에서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단기 실적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고, 향후 미국 시장에서 인력 조달 및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프로젝트 수행의 경쟁력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