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투자’란 개인이 혼자서 투자하기 어려운 고가의 자산을 지분 형태로 쪼갠 뒤 여러 투자자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수많은 투자자가 비싼 자산의 조각 일부를 보유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정부가 이 같은 조각 투자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각 투자 유통 플랫폼인 일명 ‘조각 투자 거래소’ 인가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일 정례 회의에서 관련 규정을 개정해 연내에 조각 투자 거래소 예비 인가 신청을 받고, 최다 두 곳에 대한 인가를 내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 초에 조각 투자 거래소가 출범할 전망이다.
현재 한국엔 부동산이나 음악 저작권을 비롯해 한우·시계·와인 등에 대한 조각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조각 투자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5000억원 수준이다.
정부는 거래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규제 샌드박스(한시적 조건부 신기술 허용)’를 활용해 그동안 조각 투자 거래소 운영을 허가했다. 조각 투자 거래소는 증권사나 투자 중개업 인가를 받은 회사(발행사)가 부동산·시계 같은 투자 대상을 발굴하고 증권화한 뒤,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는 거래소가 아닌 발행사 자체를 통해 이뤄져 왔고 거래소를 통한 매매 규모는 지난해 145억원에 그쳤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각 투자 거래소는 한시적으로 인가받은 곳이어서 투자자들이 돈을 맡기길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한 거래소는 폐지하고, 대신 두 곳 이내의 정식 거래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거래소 수를 줄여 선택과 집중을 하고 이 거래소들에 대한 신뢰를 끌어올려 전체 거래 규모를 키우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