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디지털 손해보험사의 순손실이 늘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도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보장성 상품 판매가 어려운 사업 구조 탓에 적자폭이 커지고, 건전성 지표도 악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2일 각 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디지털 손보사 5곳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순손실은 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EZ손보는 157억원으로 161.7% 급증했고, 카카오페이손보도 248억원으로 13.8% 증가했다. 하나손보 역시 19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10.2% 늘었다. 반면 캐롯손해보험만 245억원으로 순손실이 20.7% 줄며 유일하게 개선됐다. 5개사의 순손실 합산은 923억원으로 전년 동기(839억원)보다 10% 늘었다.
5개사의 킥스 비율도 모두 하락했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들이 사고 발생 시 보험금을 제대로 줄 수 있는지 평가하기 위해 만든 지표다. 올해 2분기 기준 카카오페이손보의 킥스 비율은 213.5%로, 전년 동기(1171.9%)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캐롯손해보험의 킥스 비율은 67.1%로 139%포인트 급락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14.9%로 25%포인트, 신한EZ손보는 309.5%로 34%포인트 낮아졌다. 하나손보도 141.3%를 기록해 19%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카카오페이손보는 사업 3년차에 접어들며 상품 판매가 본격화된 만큼, 과도하게 높았던 킥스 비율이 정상화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캐롯손해보험은 신설 보험사에 대한 제도적 지원으로 보험 위험액 산정이 유예돼 왔으나, 올해 1분기 해당 조치가 종료되면서 비율이 하락했을 뿐 재무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손보사들은 모집 채널의 90% 이상을 전화·우편·온라인에 의존하고 있다. 보험업법상 대면 영업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아 복잡한 장기 보장성 상품 판매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여행자보험 등 단기·소액 상품을 주로 판매해 왔다. 그러나 이 상품은 보험료가 1000원~1만원대에 불과해 수익성이 낮다. 최근에는 디지털 손보사도 운전자보험 등 장기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기존 대형 손보사들이 이미 장악한 시장이라 수익 개선 효과를 크게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황 부진으로 디지털 손보사의 수익성이 악화된 데다, 대형사처럼 자본 조달 여건이 넉넉하지 않아 킥스 비율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