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9월 2일 07시 19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벤처펀드 규모가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태펀드 출자 벤처투자펀드의 청산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약정총액 500억원 이상인 대형 펀드의 청산 수익배수가 소형·중형 펀드 청산 수익배수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2일 조선비즈가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모태펀드 출자 벤처투자펀드 청산 수익배수 현황에 따르면 약정총액 500억원 이상 대형 펀드의 수익배수는 1.6배로 소형(150억원 미만)·중형(150억~500억원) 펀드 수익배수 1.2배를 앞섰다.
정부가 국내 벤처투자 시장의 재건을 목표로 모태펀드를 결성해 운용에 나선 2005년 이후 현재까지 출자 후 청산한 총 308개 벤처투자펀드를 전수 조사한 결과로 규모별 수는 대형 펀드 48개, 중형 펀드와 소형 펀드는 각각 151개, 109개로 집계됐다.
모태펀드는 대형 펀드에 평균 98억원씩 총 4720억원을 약정해 8227억원을 배분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74%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1조1612억원을 출자해 1조4722억원을 배분받는 데 그친 중형 펀드(약 27%) 대비 좋은 성과를 냈다.
벤처펀드에도 규모의 경제가 작동한다는 분석이다. 운용 규모가 커질수록 우량 투자처 접근성이 커지고, 투자 포트폴리오 분산 및 후속 투자 참여 여력 등에서 경쟁력이 확보돼 최종 운용 성과에서 수익률 차이가 벌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형 펀드는 더 많은 실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갖는다. 벤처투자는 소수의 대박 투자로 5배~20배 이상의 수익을 내 전체 성과를 결정하는, 이른바 ‘멱법칙’(Power Law) 시장으로, 규모가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
실제 308개 청산 펀드 수익률 1위에도 대형 펀드가 이름을 올렸다. 케이넷투자파트너스가 지난해 8월 청산한 500억원 규모 ‘케이넷문화콘텐츠전문투자조합’으로, 크래프톤 투자 성과에 힘입어 모태펀드에 출자액(200억원)의 13.1배인 2622억원을 배분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선 이미 벤처펀드 규모 확장이 진행됐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개별 VC 운용사(GP)당 평균 운용 규모는 약 4600억원으로 한국의 GP당 약 3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유럽에서는 1조원 이상의 메가 펀드가 등장하고 있다.
숫자만 많고 덩치는 작은 한국 VC의 구조적 한계를 바꿀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모태펀드 등 정책자금을 중심으로 운용되는 한국 벤처투자 시장은 더 많은 VC에 조금씩 나누어주는 방식으로 발전, 1조원 규모 벤처펀드도 없는 탓이다.
강승규 의원은 “VC 숫자를 유지하는데 자금을 분산 지원하는 것보다는, 경쟁력 있는 운용사가 더 큰 규모의 펀드를 운용할 수 있도록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 “모태펀드 존속 기간 연장이나 역할 재정립에 대한 논의도 필요한 시점이 왔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