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지난해 발생한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 중단과 관련, 금융당국으로부터 보상 책임이 없다는 판단을 받고도 일부 위로금을 하기로 했다. 당시 서비스 중단 사태가 발생한 국내 증권사 19곳 중 위로금을 지급한 것은 삼성증권이 유일하다.

다만 금융감독원이 해당 사태에 국내 증권사의 책임이 없다고 결론 내린 만큼, 직접적인 손해배상은 아니고 위로금 명목으로 수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본사./삼성증권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서비스 정지 이후 정규장에서도 주문 지연이 발생한 고객 일부에게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해 위로금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간 거래 취소에 대한 보상과는 별개로 정규장까지 주문이 원활하지 않아 불편함을 겪은 고객에 대한 일종의 성의 표시 개념”이라며 “위로금 지급은 일괄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워 개별 사안을 검토해 연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식 주간 거래 정지 사태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이른바 ‘블랙 먼데이’(증시 대폭락)였던 지난해 8월 5일 발생했다. 국내 증권사 19곳은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테크놀로지스(블루오션)를 통해 국내 투자자들의 주간 거래를 중개했다. 그런데 주문량이 급증하면서 블루오션이 일방적으로 거래 중단을 통보했고, 이에 따라 국내 약 9만개 계좌를 통해 접수된 6300억원 규모의 거래 요청이 모두 취소됐다.

투자자들은 금감원에 국내 증권사가 투자 피해를 보상해야 한다며 분쟁조정을 신청했지만, 금감원은 최근 국내 증권사에 책임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사태의 원인이 국내 증권사의 고의나 과실이 아닌, 블루오션의 사전 협의 없는 거래 중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금감원은 재개 지연으로 피해를 본 것이 명확한 고객들에 한해 증권사의 자율조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을 비롯해 일부 증권사에서는 당시 주간 거래 취소가 늦어지면서 정규장에서도 거래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 위로금 지급은 이 같은 문제를 겪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다만 위로금 액수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수만원대의 백화점 상품권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이 선제적으로 위로금 지급에 나서면서 다른 증권사들도 같은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이런 형태의 위로금 지급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거래 규모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증권사가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이라도 선제적으로 위로금 지급에 나선 것은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대응이나 추후 진행될 수도 있는 단체 소송을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할 것”이라며 “이미 선례가 만들어진 만큼 다른 증권사들도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상품권으로 위로금을 지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4월 키움증권에서 발생한 전산 사고와 관련해서도 피해 금액이 소액인 투자자들에게는 상품권을 지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