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부터 예금자 보호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됐다. 제도 개편으로 은행보다 예금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머니 무브’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극적인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로 예금은 늘지만 대출은 줄어 ‘역마진’까지 감수해야 하는 저축은행이 늘고 있다고 업계는 하소연한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 3월 99조5873억원을 기록하면서 8개월 만에 100조원 아래로 떨어졌었다. 6월에도 99조5159억원을 기록했다. 7월 들어 수신 잔액이 100조9000억원을 기록하면서 100조원 탈환에 성공했다.
저축은행 수신 증가는 적극적인 수신 모집 덕분이다. 금리 인하기임에도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4월 연 2.96%에서 지난달 기준 연 3%대까지 올라왔다. 지난달 시중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은 연 2.39~2.48%로, 저축은행과 0.5%포인트 이상 차이 난다. 수신 유치는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약 50조원의 예적금 만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 유치 목적이 크다.
문제는 늘지 않는 여신 잔액이다. 이미 최근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으로 투자자들이 이동한 탓에 예보 한도 상향으로 인한 수신 기대도 크지 않지만, 수신이 늘어도 빌려줄 여력이 없다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설명이다. 수신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을 내줘야 수익성이 유지되는데, 정부의 대출 규제 여파로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이 녹록지 않다.
한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여신 잔액은 94조9746억원으로, 2021년 9월(93조3669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97조9462억원을 기록한 이후 7개월 연속 하락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한 금융 당국은 2금융권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자산 정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을 내어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수신이 늘어나면서 여신이 줄어드는 경우는 흔치도 않을 뿐더러 수익에는 마이너스다. 수신만 지속적으로 받았다가는 이자비용으로 수익성이 더 악화된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역마진을 고려하면서 수신을 받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여수신 잔액이 상반된 흐름을 보였던 건 저축은행 사태 당시 정도였는데, 연말까지 여신 잔액이 늘어날 것 같지는 않다”며 “예대율 규제 100%에 연체율 관리로 신규 대출은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