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예금자보호한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되는 가운데, 금융권이 대규모 자금 이동(머니무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금융회사나 상호금융조합·금고 파산 등으로 예금 지급이 어려워지면 예금자는 최대 1억원의 원금·이자를 보호받는다. 예·적금 등 원금보장형 상품은 가입 시점과 관계 없이 모두 적용된다. 퇴직연금·연금저축·사고보험금도 1억원까지 보호된다.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되는 것은 2001년 이후 24년만이다.
이를 두고 예금자보호한도가 상향되면 은행권에 예치된 자금이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보호 한도가 상향된 만큼 더 많은 이자를 주는 제2 금융권에 자금을 예치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전망이었다.
금융 당국은 지난 5월부터 상시점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자금 이동을 모니터링했으나 현재까지는 자금 쏠림 현상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의 지난달 말 기준 예금 잔액은 2270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5% 늘었다. 예금자보호한도를 상향한다는 입법예고가 있었던 지난 5월 16일과 비교해서도 2.1% 늘었다.
저축은행의 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100조9000억원으로 입법예고일과 비교해 2.8% 증가했다. 금융 당국은 저축은행업권에서 대형·중소형 저축은행 사이에서의 자금 쏠림 우려는 있지만, 현재까지 큰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과 비은행간 금리 격차가 크지 않아 당장 대규모 자금 이동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취급액 기준 1년 정기예금 금리는 은행권이 2.52%, 저축은행업권이 3.02%로 차이는 0.5%포인트 수준이다. 하지만 예금 만기가 집중된 올해 4분기에는 자금 유치를 위해 고금리 특판 상품을 선보이는 등 금리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