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3

이 기사는 2025년 8월 29일 11시 4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KB금융그룹 외부감사인 자리를 놓고 수성하려는 삼일과 새로 수임하려는 삼정·안진 등 대형 회계법인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신한금융그룹이 3년 만에 외부감사인을 삼정에서 삼일로 변경하면서 ‘뺏고 뺏기는’ 쟁탈전에 막이 올랐다.

29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KB금융은 최근 대형 회계법인을 대상으로 외부 감사인 선임을 위한 제안서를 받았다. KB금융은 오는 9월 중순쯤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연 후 앞으로 3년간 회계 감사를 맡게 될 법인을 선정할 방침이다. 현재 KB금융의 외부감사인은 삼일이다.

금융그룹 감사 계약은 수많은 자회사까지 포함하기에 단가가 높아 경쟁이 치열하다. 보수가 연간 100억~1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정 감사제에 따라 최대 6년간 맡게 되면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신 외부감사법에 따르면 금융당국으로부터 감사인을 3년간 지정받은 기업은 다음 6년간 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할 수 있다. 4대 금융그룹이 이 단계에 해당하다 보니 회계법인은 선택을 받고자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기존에는 삼일이 KB금융, 삼정이 신한·우리금융, 한영이 하나금융, 그리고 안진이 NH농협금융 감사인을 맡았다.

그러나 신한금융이 최근 외부감사인 재선임 대신 교체를 택하면서 원래도 치열한 경쟁에 더 불이 붙었다. 업계에선 통상 감사 연속성 측면에서 지난 3년간 감사를 맡았던 삼정이 6년을 채울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삼일의 손을 들면서 KB금융도 감사인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신한금융 바로 다음 달에 외부감사인을 선정하는 KB금융의 기존 감사인이 삼일인 만큼, 신한금융을 뺏긴 삼정이 적극적으로 달려들 것으로 점쳐진다”면서도 “안진 역시 파트너사인 딜로이트 지원을 받아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금융그룹 감사인을 향한 이들 회계법인의 영업 전략은 다양하다. 만약 한 회계법인이 두 곳 이상의 금융그룹을 확보하려 할 경우 경쟁 법인들이 시장 내 과점 우려·형평성 논란 등을 내세우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추가로 금융그룹 감사인 자리를 노리는 곳은 시장 논리를 들며 그룹마다 감사팀이 아예 별도로 나뉘어 있어 여러 곳을 감사할 역량이 갖춰져 있다고 강조한다.

다른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보수가 큰 만큼 일도 많아 투입되는 인원이 100여명에 달하는데, 이 점이 충분히 가능함을 어필하는 곳도 있다”면서 “모든 법인이 같은 상황일 텐데, 회계법인의 대표·회장이 금융지주 감사위원이 지인들과 만나는 사적인 자리에서도 모습을 비추는 등 접점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