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WEC)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표 원전주(株)로 꼽히는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전날까지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한전·한수원과 WEC가 맺은 ‘글로벌 합의문’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지난 19일에는 주가가 6만5100원에서 5만9500원으로 8.6%(5600원) 급락했다. 이어 20일에도 장중 주가가 14% 넘게 빠지다가 낙폭을 줄여 3.53%(2100원) 내린 5만7400원에 장을 마쳤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종가 기준 5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7월 7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체코 신규 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출렁이자, 투자자들도 재빠르게 매매에 나섰다. 주가 낙폭이 컸던 지난 19일과 20일 이틀간 투자자별 두산에너빌리티 거래량과 거래 대금을 토대로 평균 매수·매도 단가를 따져봤다.

외국인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평균 5만6087원에 샀고, 5만6798원에 팔았다. 매수·매도 단가 차이가 플러스(+) 711원이었다. 기관 역시 평균 5만6087원에 매수하고, 5만6798원에 매도해 162원 매도가 우위였다. 매매를 통해 차익을 본 투자자가 많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개인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평균 5만6646원에 사고, 5만6504원에 팔았다. 매수·매도 단가 차이가 마이너스(-) 142원이었다.

시계열을 넓혀봐도 개인이 상대적으로 투자 성과가 나빴을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상호 관세 쇼크’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연저점을 찍었던 지난 4월 9일 이후 투자자별 평균 매수·매도 단가를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평균 매도가가 매수가보다 각각 1583원, 1095원 높았다. 반면에 개인은 5만1463원에 사고 5만1063원에 팔아 매수·매도 단가 차이가 -400원이었다.

반등 국면에선 개인도 이익을 봤다. 한전과 비에이치아이 등 다른 원전주 주가가 지난 20일 급락했다가 반등하는 과정에서는 개인도 평균 매수 단가보다 매도 단가가 높았다. 오히려 기관이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한수원과 WEC가 맺은 글로벌 합의문 내용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면서 원전 업종 주가도 들썩거렸다. 한전·한수원이 WEC에 앞으로 50년간 원전 1기를 수출할 때마다 기술 사용료 1억7500만달러(약 2400억원)를 지급하고 6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기자재를 구매하기로 한 것과 한수원이 북미·유럽연합(EU)·영국과 우크라이나, 일본 등지에서 신규 원전 사업을 수주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 등이 쟁점이다.

당장 수익성이 악화하고 신규 원전 사업을 수주하는 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다. 다만 체코 두코바니 원전 1기당 사업비가 13조원인 점을 고려할 때 큰 문제가 없다는 반박도 나왔다. 또 WEC와 함께 해외 원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가능한 만큼 미국이나 EU 등 주요 시장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이날 오전 9시 55분 6만300원으로 전날보다 5.05%(2900원) 오르며 6만원대로 반등했다. 개인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가 지난 4거래일 연속 하락할 때 22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