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영국 상장지수상품(ETP)이 606대 1의 액면병합에 나선다. 테슬라 주가가 반등하면서 해당 ETP들의 가격이 급락했고, 상장 폐지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규모 액면병합에 따라 가격이 급등한 것으로 착각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럽 최대 레버리지 ETP 운용사인 레버리지 셰어즈(Leverage Shares)는 영국과 독일 등 유럽시장에 상장한 ‘테슬라 마이너스(–) 3배 숏 ETP' 시리즈를 액면병합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지했다. 유동성을 개선하고 거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 ETP 606주가 1주로 합쳐지면서 1주당 가격은 0.091달러에서 55달러 수준으로 높아진다. 효력일은 오는 20일이다.
레버리지 셰어즈의 테슬라 -3배 숏 ETP는 티커명 TS3S, TSLQ, 3STL 등으로 국내 공격적 투자자 사이에선 널리 알려져 있다. 모두 테슬라 일일 주가 상승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구조이지만, 거래 통화가 각각 달러, 파운드, 유로화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1월 428.22달러에서 4월 초 221.86달러로 급락했다가 반등했고, 6월 이후로는 300~340달러 선에서 횡보 중이다. 이 기간 TS3S 주가는 0.3달러에서 1달러를 넘겼다가 이달 들어 0.08달러까지 밀렸다.
이번 액면병합으로 일부 투자자는 손실이 확정될 전망이다. 테슬라 -3배 숏 ETP를 606주 미만 보유한 투자자는 현금으로 정산을 받기 때문이다.
잔고 반영까지 3~5거래일가량 시차가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6만% 이상으로 계좌에 표시될 수 있다. 또 권리 내역이 모두 반영될 때까지 거래도 불가능하다. 쉽게 말해 이 기간 테슬라 주가가 더 오르면 추가 손실을 볼 수 있다. 오는 25~27일 이후 매매가 가능할 전망이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액면병합은 보통 ‘음의 복리 효과’로 주가가 지나치게 낮아져 상장 폐지당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이뤄진다. 액면병합 자체가 고배율 투자 상품이 구조적으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셈이다.
올해 1월 미국 아이온큐(IONQ) 주가 상승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셰어즈의 ‘아이온큐 3X ETP’(ION3)는 아이온큐 주가가 단기간 40% 넘게 급락하면서 손실률이 100%를 넘었고, 런던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되기도 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원금을 모두 날렸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은 기초 자산 가격의 추세가 반전될 때 단기 투자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추세가 형성된 구간에서는 손실이 누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