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식시장 호황으로 대표이사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은 ‘증권맨’들이 속출했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 임직원들이 뛰어난 실적을 바탕으로 사장보다 높은 연봉을 기록한 사례가 잇따랐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창식 메리츠증권 영업이사는 올해 상반기 48억6283만원을 받았다. 급여 1101만원에 상여 48억5150만원 등을 합한 금액이다. 윤 이사의 급여액이 낮게 책정된 것은 기본 연봉은 최소한으로 두고, 실적에 따른 성과급 비중을 크게 높인 방식이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같은 회사 문필복 전무도 20억2161만원을 수령했다. 두 사람 모두 장원재 메리츠증권 대표이사(14억9300만원)보다 높은 보수를 받았다. 회사 측은 “윤 이사와 문 전무는 지점 프라이빗뱅커(PB)로 활동하며 탁월한 영업 성과를 거둬 높은 연봉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곽영권·이세훈·여은석 부사장도 각각 19억여 원을 받아 장 대표보다 많은 수입을 올렸다.
유안타증권에서는 이종석 리테일전담이사가 상반기 15억9400만원을 받아 뤄즈펑 대표이사(6억3600만원)를 웃돌았다. 업계는 “주식 위탁 영업에서 거둔 뛰어난 성과 덕분”이라고 전했다.
상상인증권에서는 채권 매매·중개와 채권 현·선물 차익 거래를 담당하는 유지훈 상무(22억600만원), 정세영 부장(5억8100만원), 정우성 이사(5억6800만원) 등이 대표보다 많은 보수를 수령했다. 하나증권에서도 파생상품 담당 권영제 상무대우(16억9500만원), 김동현 상무대우(13억5000만원), 이상호 상무(12억6500만원), 김정훈 상무(12억1100만원) 등이 고액 보수 명단에 올랐다.
한편, 올 상반기 ‘연봉킹’은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었다. 김 회장은 한국투자증권에서 급여 3억4380만원과 상여 42억723만원을 합쳐 45억5103만원을 받았고,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에서도 11억8800만원을 받아 상반기에만 총 57억3903만원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