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코스피가 9개월 만에 장중 27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에 미국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 등에 코스피가 29일 장 초반 2700선을 회복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700선을 넘은 것은 작년 8월 23일(2701.69) 이후 9개월 만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0.49포인트(1.89%) 오른 2720.64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0.36%), SK하이닉스(+1.92%), 한화에어로스페이스(+3.00%) 등 유가증권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대부분 상승 마감했다. 대선을 앞두고 오랜 기간 저평가됐던 지주사 주가도 이날 급등세를 나타냈다. HS효성 주가가 상한가까지 치솟았고, 코오롱(+17.78%). 롯데지주(11.74%), HD현대(+11.26%), 한화(10.22%), LX홀딩스(+9.58%), 두산(+8.63%) 등도 급등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자본시장 관련 공약을 내놓으면서 증권사들의 이익이 커질 것이란 전망에 상상인증권(상한가), 미래에셋증권(+23.21%), 한국금융지주(9.06%) 등 증권주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7.50포인트(1.03%) 오른 736.29에 마감했다.

29일(현지 시각) 뉴욕 주식시장에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위험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규장 마감 후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2~4월) 실적을 공개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가량 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에 상승 조짐이 나타났다. 여기에 국내 주식시장 개장 직전 미국 연방법원이 관세 부과에 제동을 걸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코스피 상승세에 한몫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 재판부는 28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발표한 상호 관세 발효를 차단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미국 헌법이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과세 권한을 줬으며, 이는 대통령의 비상 권한으로도 뒤엎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한편, 이날 주간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6원 내린 1375.9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