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엔무브가 상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투자자 보호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모회사와 자회사가 모두 상장하는 ‘중복 상장’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SK엔무브 측과의 상장 예비 심사 전 사전 협의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청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청구 전 사전 협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른 거래소의 권한”이라며 “중복 상장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고,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한 뒤 상장을 신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SK엔무브의 지분 70%는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주가에는 자회사인 SK엔무브의 가치가 반영돼 있지만 SK엔무브가 상장하게 되면, 외부 투자자 유입으로 인해 SK이노베이션의 지분 가치가 희석돼,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앞서 2022년 1월 27일 LG화학에서 물적분할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하던 날 LG화학 주가는 8% 넘게 급락했다.
상장 주관사 관계자는 “거래소와의 사전 협의는 일반적인 절차”라며 “SK엔무브와 협의해 원활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