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경기 평택시 하나은행 평택외국인센터점 창구에서 한 태국인 고객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이 지점은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다./김태호 기자

최근 은행들의 영업시간이 다변화되고 있다. 과거 ‘오전9시~오후4시’가 일반적인 영업시간으로 여겨졌다면, 저녁 6시까지 운영하거나 점심시간에도 그대로 운영하는 ‘탄력 점포’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 업무와 디지털 전환으로 은행들이 점포 수를 줄이는 추세지만, 고객들의 수요가 많은 시간대 운영하는 탄력점포들의 만족도는 여전히 높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업하는 ‘여섯시은행(9To6 Bank)’을 82곳,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하는 ‘애프터뱅크(After Bank)’를 3곳 운영 중이다. 특히 ‘여섯시은행’은 2017년 시범 사업으로 3곳에서 시작했다가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2022년 52곳을 추가하며 대폭 늘렸다. 연장 영업시간에 수익성 상품에 신규 가입한 고객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작년 9월부터는 점심시간에도 모든 창구가 영업하는 ‘점심시간 집중상담 운영지점’을 41개 지점으로 확대했다. 원래 교대역·서소문 등 5개 영업점에서 시범 운영을 하다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자 점포 수를 대폭 늘린 것이다. 해당 지점들의 만족도는 84.6점으로 일반지점(81.1점)에 비해 높았고, 재방문 의사도 90.6점으로 일반지점보다 6.6점 가량 높았다. 수익성 상품 신규 가입자도 다른 곳 대비 30%가량 많았다고 한다.

우리은행도 작년 10월부터 ‘점심시간 집중근무제’ 시범 도입에 나섰다. 이달 말까지 방배동금융센터·삼성타운금융센터·오류동지점 등 3개 영업점에서 점심시간인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개인금융과 예금창구 전 직원이 근무한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영업 시간을 늘린 경우도 있다. 신한은행은 평일 오후 8시까지 화상상담 업무를 제공하는 ‘이브닝플러스’ 점포와, 토요일 오후 5시까지 화상상담 업무가 가능한 ‘토요일플러스’ 점포를 운영 중이다. 현재 ‘이브닝플러스’는 20개 지점, ‘토요일플러스’는 3개 지점에서 운영 중이다. 근무시간 때문에 평일에 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고객들에 맞춰 입출금 통장 개설 등 주요 업무를 화상 상담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교보타워점과 신사역점에 무인점포인 ‘디지털익스프레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지점 역시 화상상담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화상상담은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하나은행은 외국인 특화 점포를 운영하며, 외국인 근로자 밀집 지역 중 16개 지점에서 일요일에도 영업을 한다. 국내 은행 중 가장 많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평일에 은행 영업점을 찾기 어려운 점을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