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한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지만, 이를 수행한 국책은행은 기술 신용대출보다 담보 대출을 훨씬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력이 있어도 부동산같은 담보가 없는 기업들은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을 받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7일 국민의힘 윤영석 의원이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월부터 올해 4월 사이 정책금융 기관들은 반도체·바이오·이차전지 등 국가 첨단 전략산업 기업에 9조6180억원의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반면 이 기업들의 기술력을 평가해 돈을 빌려주는 기술 신용 대출 금액은 3조3170억원에 그쳤다. 담보대출의 3분의 1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바이오 분야는 기술 신용 대출이 7530억원으로 담보대출(3조8002억원)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첨단 기술 기업에 대해 기술력보다는 주로 부동산 등의 담보가 있는지와 담보 가치를 따져서 대출을 지원한 것이다.
첨단 전략산업 기업에 정부가 담보를 잡고 빌려주는 돈의 이자는 연 4.7~4.8%였다. 기술 신용 대출 이자는 연 5.1~5.4% 정도로 담보대출보다 0.3~0.7%포인트 높았다.
정부의 첨단 전략산업 금융 지원이 담보대출에 편중돼 있어서 경쟁력을 갖춘 혁신 기업의 성장이 지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의원은 “기술력 평가, 기술 담보 능력에 기반한 기술 신용 보증 등의 간접 지원을 강화하고, 정책금융 기관의 기술 심사 능력을 높여 기술 신용 대출을 적극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