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은 글로벌 사업 비중을 높이기 위해 선진국·동남아 위주의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업그레이드한 ‘3X3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3X3 전략에서는 글로벌 사업 지역을 동남아·선진국·신(新)대륙으로 나눈다. 현지 기업과의 제휴나 지분투자(FI) 확대 등으로 투자 방식을 다변화한 것이 특징이다. 경영권 확보에 집중했던 기존의 인수·합병(M&A)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다.

지난 2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KB프라삭은행 그랜드 오프닝 행사장 입구에서 은행 직원들이 인사하고 있다. /KB금융 제공

◇KB 글로벌 전략의 핵심은 3X3

KB금융은 동남아 시장의 경우, 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에서 은행·증권·카드 등 다양한 업권을 아우르는 통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내실을 다지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3X3 전략에 따라 동남아 시장의 우량 금융사 지분투자(FI)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이미 진출한 나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플랫폼 업체 등 현지 IT 생태계를 활용한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진국의 경우,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홍콩,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을 대형화하고 있다. 선진 금융사와의 협업을 통해 투자금융과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한 ‘홀세일 뱅킹(Wholesale Banking·도매은행업)’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KB금융 관계자는 “선진국 시장에서 실질적 홀세일 역량을 흡수하기 위해 기업투자금융(CIB) 회사에 대한 지분투자와 자산 운용 역량 강화를 위한 AM(자산운용) 회사에 대한 지분투자 기회를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아직 진출하지 않은 신대륙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을 때 최대한 빠르게 기회를 잡기 위해 착실히 준비를 하는 단계다. 신대륙 내 은행·증권·핀테크 등 금융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성장성이 높은 나라에는 비(非)금융업 부문 투자 기회도 찾고 있다.

◇인니·캄보디아 등에서 디지털화 적극 추진

KB금융 글로벌 부문에서 디지털화가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곳은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다. 인도네시아의 KB뱅크(구 KB부코핀은행)는 오는 7월 차세대 IT 시스템인 NGBS를 연다. KB금융 관계자는 “NGBS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작년 8월 출범한 캄보디아 KB프라삭은행은 올해 1월 ‘통합 IT시스템 및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완료해 고객들에게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최신화∙자동화된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기반으로 비대면 상품 판매를 늘리고, ‘저원가성 예금’ 확보를 통해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은 진출한 동남아 국가들의 중점 육성 산업과 연계해 국가별 특성에 맞는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NBC)과 KB국민은행은 NBC가 주도하는 ‘한·캄 양국 간 QR결제’ 시스템 구축을 위해 지난 5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한 작년 9월 베트남 하노이에 새롭게 문을 연 롯데몰과 제휴해 QR 기반 결제 시스템을 출시했다. QR 기반 결제 시스템은 올해 하반기 베트남 롯데마트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QR 결제 시스템은 다른 동남아 국가에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자금 집중 업무 등 국외 진출 한국계 기업의 디지털뱅킹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의 영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한 KB증권은 뉴욕에서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 홍콩에서는 해외 DCM(부채자본시장)과 해외 인수 금융에 집중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중국·인도네시아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고, 베트남에는 현지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KB국민카드는 캄보디아·인도네시아·태국의 자회사를 발판으로 해외 진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KB국민카드·KB캐피탈은 2017년 라오스 대표 한상 기업인 LVMC그룹과 합작해 ‘KB 코라오 리싱(KKLS)’을 설립하기도 했다. KKLS의 주력 사업은 자동차 할부 금융과 부동산 리스사업이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지 파트너의 공고한 시장 지위 덕에 KKLS는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며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