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한때 연 5~7%대까지 치솟았던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마무리됐다는 전망이 시중에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출 금리는 작년 말보다 1%포인트쯤 떨어진 연 4~5%대로 대출자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분할 상환 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모두 연 4%대를 기록했다. NH농협은행이 연 4.24%로 가장 낮았고, 가장 높은 우리은행도 연 4.7%였다.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모두 연 4%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이다. 연초만 해도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모두 연 5%를 넘었는데 5개월여 만에 1%포인트가량 하락한 것이다.
지난 2일 기준 국내 주요 은행들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의 하단도 연 3%대까지 떨어졌다. 변동 금리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기준으로 삼는 지표인 코픽스(COFIX)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연 6~7%대였던 은행 신용대출 금리도 지난달 기준으로 일제히 연 5%대로 내려왔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연 7%가 넘고 나머지 은행도 모두 연 6%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4∼5개월 만에 평균 금리가 1%포인트 이상 내려간 셈이다.
최근 도입된 대환대출 플랫폼의 영향으로 은행 간 금리 경쟁이 붙으면서 은행 대출 금리는 앞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비교를 통해 대출을 갈아타는 고객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가산 금리를 높이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다만 금리 하락으로 가계빚이 다시 급증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6122억원으로 4월(677조4691억원)보다 1431억원 늘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늘어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