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증권사들에서 1조원에 가까운 미수거래 반대매매가 쏟아졌다. 일각에선 지난 4월 말 벌어진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반대매매 금액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위탁매매 미수거래 반대매매 금액은 97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4월14일 협회가 반대매매금액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미수거래는 지금 당장 돈이 없지만 사흘 뒤에 입금하는 조건으로 주식을 사는 일종의 ‘단기 외상’인데, 사흘 뒤에도 지불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반대매매가 일어난다.
미수거래 반대매매는 지난해 말부터 줄어드는 추세였다. 지난 1~2월에 반대매매 금액은 2537억원, 2401억원 수준이었다.
그런데 SG증권 발 주가 폭락 사태가 시작된 24일로부터 이틀이 지난 지난 4월26일 반대매매 금액이 350억7400만원을 기록하며 전일(193억6600만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후 지난달 3일에는 597억1900만원의 반대매매가 쏟아졌다. 이는 지난 2006년 4월17일(588억7800만원) 이후 사상 최고치였다.
시기적으로 보면, 주가 폭락의 후폭풍으로 미수거래 반대매매가 늘어난 정황이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미수거래 반대매매’와 주가 폭락 사이엔 직접적인 관계는 크지 않다는 것이 증권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주가 폭락으로 증권사로부터 빌린 돈의 담보가치가 떨어져 발생하는 ‘신용융자 반대매매’(이른바 빚투 반대매매)완 달리, 미수거래 반대매매는 담보가치와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주가 폭락 때문에 투자자들이 가진 유동성(현금)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주가 폭락 상황에서 ‘신용융자 반대매매’를 당하지 않으려고 가진 현금을 추가 증거금으로 납부하게 되면, 예상치 않게 미수거래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돼 ‘미수거래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다”고 했다. 주가 폭락이 간접적으로 미수거래 반대매매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5월 한달 동안 일부 2차전지(배터리) 관련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는 오르는 등 증시 전체의 변동성이 커진 것이 ‘단타 거래’의 일종인 미수거래를 늘렸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수거래 전체 총량이 늘어나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미수거래 반대매매 물량도 따라서 커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