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덕에 국내 은행들이 지난 1분기 7조원이라는 기록적인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2일 오전 서울 한 시중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역대 최대 이익을 내며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은행들이 1분기에도 기록적인 이익을 거뒀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은 7조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6000억원에 비해 1조4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이익이 작년 1분기 12조6000억원에서 14조7000억원으로 늘었고, 비이자이익도 1조3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증가는 주로 금리 하락으로 인한 유가증권 평가이익과 매매이익, 배당이익 증가에서 비롯됐다.

다만 시중금리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4분기에 비하면 이자 수익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 올해 1분기 국내 은행들의 이자 이익은 작년 4분기에 비해 7000억원 줄었고, 순이자마진(NIM)도 1.71%에서 1.68%로 떨어졌다. 이자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그럼에도 당기순이익은 작년 4분기보다 2조5000억원 늘었는데, 퇴직금과 광고선전비 등 판매관리비가 2조원 감소하고 대손 비용이 7000억원 줄어든 영향이 컸다.

‘이자 장사’와 ‘공공재’ 논란에도 은행들의 실적 고공 행진이 이어지면서 은행의 이익을 공공에 환원하라는 사회적 압력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충격에도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