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전후(戰後) 재건 사업이 최근 본격적으로 논의되면서,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는 한국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관련 사업을 수주할 경우 매출액이 크게 올라 회사 실적에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굴삭기 부품 업체 대모는 지난주(15~19일) 동안 주가가 29%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5%)의 10배 넘는 오름세였다. 또 중장비 유통업체인 현대에버다임과 지뢰제거장비 개발 업체 퍼스텍도 각각 14%, 11% 급등했다. 인프라 업체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주가도 10% 이상 뛰었다.

이들 종목들은 공통적으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로 불린다. 작년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2년 차에 접어들면서 전후 재건·복구 사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주로 건설, 복구 장비나 인프라 관련주들이 해당된다.

/그래픽=이진영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작년부터 러시아군 공격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건물과 시설들을 복구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사업 규모는 최대 8932억달러(약 1181조원)로, 업계에선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측에서는 특히 한국 기업들의 참여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수석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지난 16일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는 인프라 재건, 에너지 전환 등 여러 과제를 안고 있다”며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한국 기업들과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사업 수주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막연한 ‘기대감’만 가지고 투자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재건 사업이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할지도 미지수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 실제 재건 사업을 맡는지, 또 수주 조건이 양호한지 등 구체적인 정보가 확보되기 전에는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