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주가 지수 구성 종목을 선정할 때 시세 조종 등 불공정 거래 대상이 된 주식은 지수에서 빼기로 했다. 최근 SG발 주가 하한가 사태와 직접 관련된 주식 등이 거래소가 만든 지수에 포함되며 논란이 일자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다.
22일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종목이 주가 지수에 포함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지수 포함 전에 그런 종목들을 걸러내는 절차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7일 주가지수운영위원회 정기 변경 회의를 열고 2차전지 소재 관련 기업 금양을 코스피200 지수에 신규 편입했다. 이 회사는 2차전지 투자를 부추기며 ‘밧데리(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전 이사가 유튜브에서 회사의 자사주 처분 계획을 미리 공개해 16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전날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기업을 거래소가 주요 지수에 포함시킨 셈이다.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이 지수 구성에 따라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14조원 중 일부가 유입돼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또 KRX300 지수엔 금양 외에 지난달 SG증권발 하한가를 맞은 8개 종목 중 선광·세방·다우데이타·서울가스·삼천리 등 5종목이 새로 편입됐다. 이 중 다우데이타·서울가스·선광은 주가 폭락 직전 대주주 등이 지분을 대거 내다 팔아 논란이 컸다.
KRX300은 코스피·코스닥의 주요 300 종목을 시가총액 등에 따라 가중 평균해 만든 지수로 1100억원 넘는 ETF 자금이 연동돼 투자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지수는 시가총액, 거래 금액 등 미리 정해둔 기준에 따라 기계적으로 편입 종목이 선정된다”며 “‘부적합 종목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등의 조항은 있지만, 상장 폐지 직전 등 조건이 제한적”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시가총액이나 거래량이 급변동해 주가 조작이 의심되는 종목도 주가 지수 포함 종목에서 제외시키는 등의 보완책을 더할 것”이라고 했다.
일단 이번에 구성 종목이 바뀐 지수는 다음 달 9일 적용된다. 보완되는 기준은 위원회 등을 거쳐야 해 다음번에 있는 12월 변경부터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