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긴축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전날에 비해 30원 가까이 떨어지며 1270원대로 내려섰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1307.7원)보다 29.4원 하락한 1278.3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9.7원 내린 1298원에 개장했는데, 이후 계속해서 하락 폭을 키웠다.
환율 급락은 22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긴축 속도조절을 시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종전 4.50%~4.75%에서 4.75~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는 올해 최종금리 전망을 5~5.25%로 유지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이날 FOMC 정례회의 직후 “경제 방향이 불확실해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더 높고 빠른’ 인상을 예고하지는 않았다. 이와 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대해 시장이 미국의 통화 긴축이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평가하며 달러 가치가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3일 오후 4시 5분 101.97까지 내렸다. 103선 중반선에서 움직였던 전날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한편 미국에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 스텝’을 밟으며 기준 금리를 4.75~5%까지 올리자, 현재 3.5%인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상단 격차는 1.5%포인트로 커졌다. 2000년대 1.5%포인트 격차 이후 22년여 만에 최대 역전폭이다. 보통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는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하락(환율 상승)할 위험이 커진다. 그러나 23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한국은행으로서도 급격한 미국 긴축 속도에 따른 부담을 덜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음달 11일 기준금리 결정을 하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 번 더 동결하고, 물가나 경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는 관측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