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원·달러 환율이 1320원 선을 뚫어 올 들어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꺾이는 듯했던 미국 물가상승 기세가 도로 살아나면서, 연내 금리 인하는 물 건너갔다는 인식 속에 달러화가 급격히 강세로 방향을 트는 것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8.2원 급등한 1323.0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320원 선을 넘어 마감한 것은 지난해 12월 7일(1321.7원) 이후 처음이다. 이달 초인 2일 기록했던 연저점 대비로는 8.4% 뛴 것으로, 한 달도 안 돼 급격한 원화 약세(달러화 강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초 이후 원화 가치는 4.8% 떨어졌다. 주요 16국 중 남아공 랜드화(7.5%), 노르웨이 크로네(-5.8%) 다음으로 절하 폭이 컸다.
이날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 약세를 보인 것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나온 미국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전년 같은 달보다 5.4% 올라 시장 전망치(5.0%)는 물론이고 전달(5.3%)보다도 상승 폭이 컸기 때문이다.
이 수치가 나온 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아직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단계에 접어든 것이 아니며, 여전히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린 주요 20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옐런 장관은 25일(현지 시각) 언론 인터뷰에서 1월 PCE 상승을 언급하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 목표 수준보다 높다”며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1월 물가상승률이 반등하고 고용지표도 호조를 보이면서, 시장은 이제 미국 기준금리가 올 연말 5.5%포인트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4.75%)보다 0.75%포인트는 더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달러화 강세 속에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3250억원가량 순매도를 기록,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7% 내린 2402.64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