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다니 그룹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의 행동주의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가 인도의 아다니 그룹이 주가 조작과 회계 부정을 일삼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여파로 아다니 그룹 뿐만 아니라 인도 증시 전반이 휘청거리고 있다. ‘아시아 최고 부자’인 고탐 아다니 회장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힌덴버그 리서치 보고서 영향으로 고탐 아다니 회장이 소유한 7개 상장회사의 주가가 인도증시에서 사흘 동안 폭락해 모두 680억달러(약 84조원)의 시총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인도의 대표적 종목들인 아다니 그린 에너지와 아다니 토털가스 등 아다니 그룹주들이 많게는 10% 이상 폭락하면서 인도 증시 대표지수인 SENSEX 지수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엔 작년 10월 이후 3개월래 최저치인 5만9330.9포인트를 기록했다.

힌덴버그는 지난 24일 보고서를 내고 아다니 그룹 핵심 상장사들의 부채가 과도해 전체 그룹의 재무 기반이 불안정하다고 분석했다. 7개 상장사의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만큼 85%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또 아다니 그룹이 주가조작과 분식회계에 관여해 왔으며 모리셔스 등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고 자금 횡령, 돈세탁, 탈세 등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다니 그룹은 이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400페이지가 넘는 장문의 반박문을 내고, 힌덴버그 보고서에 대해 ”부정한 수단으로 거액의 금전적 이익을 얻기 위해 악의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발신했다”며 “특정 기업이 아니라 인도를 겨냥한 계산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고서가 투심을 뒤흔드는 걸 막지는 못했다.

아시아 최고 부자인 인도 재벌 고탐 아다니 회장.

힌덴버그 보고서 여파로 아다니 회장 개인 재산도 크게 줄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으로 아다니 회장 재산은 지난 24일 1190억달러(146조원)에서 27일 927억달러(114조원으로), 사흘만에 263억달러(약 32조원)가 줄어들었고 순위도 3위에서 7위로 하락했다.

힌덴버그는 공매도 투자자 네이선 앤더슨이 2017년 설립한 회사다. 투자 대상 기업을 자세히 분석한 뒤 경영 부실과 부정 거래 의혹 등을 폭로해 주가를 적극적으로 끌어내리는 방식을 쓰고 있다. 주식을 먼저 빌려서 판 다음 나중에 사서 갚는 공매도 투자는, 통상과 반대로 주가가 내려야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20년엔 한때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전기차 업체 니콜라를 저격했다. 니콜라의 수소 전기 트럭 홍보 동영상 속 트럭이, 전기 동력을 이용해 주행한 것이 아니라 내리막에서 중력에 의해 굴러갔을 뿐이라는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니콜라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니콜라 창업자는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