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사람들에겐 금리인하요구권이 있습니다. 대출을 받을 때보다 월급이 오르거나 승진을 해서 신용도가 높아지면 은행을 상대로 “대출 금리를 내려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인데요.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작년에 받은 금리인하요구 건수가 시중은행보다 2배 이상 많았다는 자체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총 18만9000건으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평균인 약 8만건의 2.36배라는 것입니다.

시중은행에 비해 덩치가 훨씬 작은 토스뱅크에 금리 인하 요구가 몰린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토스뱅크가 다른 은행보다 금리를 높이 책정했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역설적으로 토스뱅크가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에 가장 적극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금리인하요구권 제도는 2019년 6월부터 시행됐습니다. 하지만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대출자들이 많습니다. 금리인하요구권 사용이 지지부진하자, 금융 당국이 2022년부터 금융사들이 대출자들을 상대로 연 2회는 반드시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안내하도록 했습니다.

토스뱅크는 여기서 더 한발 나아가 취업이나 승진, 이직, 성실 상환 등으로 신용점수가 상승한 경우 먼저 고객들에게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용점수가 올라간 사실을 알게 된 고객들이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 행사하도록 한 것이죠. 토스뱅크 관계자는 “알림을 받은 고객 중 32.1%가 금리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었고, 금리 인하를 받은 고객들은 최초 대출 시보다 평균 0.8%포인트, 최대 7.3%포인트 금리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반면 상당수 은행들은 여전히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에 소극적입니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가 고객들의 신용도 변화 수치를 반영해 분기별로 알림서비스를 보내고 있고, 신한은행은 작년 5월부터 금리 인하 요구 안내 문자를 월 1회 정기적으로 발송합니다.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당국의 지침대로 연 2회 정기 안내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금융회사 입장에선 금리인하요구권은 수익 감소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굳이 적극적으로 안내할 유인이 없는 것이죠. 당국이 금리인하요구권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모범적인 은행들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