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기 영업시간을 단축했던 은행권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는 오는 30일부터 영업시간을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시간 정상화에 반대해온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 통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사측을 대표하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설 연휴 전인 지난 1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의 협의에서 영업시간 정상화를 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은행 영업시간은 2021년 노사가 참여한 중앙노사위원회 의결에 따라 ‘오전 9시30분~오후 3시30분’으로 단축됐다. 당시 양측은 ‘정부의 코로나 관련 방역지침 상 사적 모임, 다중이용시설 제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기 전까지 영업시간 1시간 단축을 유지하기로 한다’고 합의했다.
사측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실상 해제됨에 따라 은행 영업시간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정상화하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노조 측은 영업 개시를 오전 9시30분으로 유지하고 마감만 오후 3시30분에서 4시로 늘리는 방안을 주장 중이다.
노조 측은 비대면 거래가 증가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영업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이후 은행의 비대면 거래는 2020년 상반기 하루 평균 1392만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같은 기준 1882만건으로 늘었다. 창구 이용 비중은 갈수록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입출금과 자금이체 거래건수 기준 인터넷뱅킹은 77.4%를 차지한 반면 창구는 5%에 그쳤다. 창구 이용률은 2020년 상반기(7.1%)보다 2.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금융산업 노사 대표는 이날 오전 코로나로 단축된 영업시간 정상화 문제를 두고 재차 교섭을 가졌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사용자협의회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노조와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측이 독자적으로 영업시간 1시간을 다시 늘리겠다는 의지를 노조 측에 밝혔다.
이에 노조는 이날 ‘은행 영업시간 논쟁, 미래 없고 정치만 있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사측 결정을 비난했다.
노조 측은 “코로나 끝났으니 다시 과거로 역행하자는 것이냐”며 “’미래 논쟁’이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팬데믹이 우리에게 던진 유익한 질문 중 하나가 ‘예전 방식의 노동이 맞는가?’였다”며 “현장에는 재택, 단축, 원거리, 화상 등 다양한 노동 방식이 도입되어 그 효율성과 경제성을 증명했다. 현재 금융 노사는 ‘주4.5일제 TF’를 공동구성해 운영 중이고, 여기에서 중점 검토할 대상이 바로 팬데믹으로 겪은 노동환경의 변화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노동 방식·시간의 미래화를 논하자던 사용자 측이 갑자기 노조 동의도 없이 몽땅 과거로 돌아가자니, 어찌 순응하겠나”며 “사용자 측이 걱정하는 것은 무엇인가. ‘국민 생활 불편’인가, ‘정부 심기 불편’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노조는 “사측은 ‘답정너’ 논의 말고, 합리적 토론에 나서라. 시간을 가지고 노사 공동으로 현 영업시간의 효율성과 문제점을 모두 검토하자. 그 때 바꿔도 늦지 않다”고 했다.